수출이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세계 경기 둔화와 고유가 속에서 수출은 예상 밖으로 선전하고 있다. 석유 제품이 대표적이다. 올 들어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경제에 타격이 우려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지난 6월 수출품목 가운데 1위는 석유 제품이었다. 원유를 수입한 뒤 경유 휘발유 등으로 가공해 되판 것이 국내 최대 수출 산업으로 떠올랐다는 얘기다.

실제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석유제품 수출은 40억달러로 컴퓨터 휴대폰 등 정보통신기기(39억4000만달러)나 승용차(30억3000만달러) 선박(28억2000만달러) 등 이른바 '한국의 대표 수출상품'들을 모두 제쳤다. 지난달 원유 수입액이 82억5000만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수입 원유의 절반가량이 재가공을 통해 수출되는 셈이다.

석유 제품뿐 아니다. 반도체 휴대폰 선박 승용차 등 전통적인 수출 주력 품목 역시 수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2분기 수출 증가율은 전년동기 대비 23.2%(통관 기준)에 달했다. 작년 3분기 9.4%,4분기 18.2%,올 1분기 17.3%로 꾸준한 증가 추세다. 수출 호황에 힘입어 지난달 경상수지도 7개월 만에 흑자 전환했다. 고유가 등으로 수입 대금이 늘어났지만 수출로 만회하면서 지난 5월 6억1000만달러이던 상품 수지가 6월에는 34억8000만달러로 껑충 뛴 데 따른 것이다.

문제는 하반기다. 세계 경기가 둔화되면 수출도 상승 탄력이 꺾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상반기에는 수출이 놀랄 정도로 늘어나면서 국내 경제를 받쳤지만 하반기에는 수출 증가세가 주춤해질 것"이라며 "소비가 침체된 가운데 수출까지 둔화되면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