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에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보였던 주요 투자은행들의 부실자산 상각이 3분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신용위기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의 투자은행 메릴린치가 장부가치로 306억달러인 부채담보부증권(CDO)을 론스타펀드에 5분의 1 수준인 67억달러에 매각키로 했다고 발표한 후 다른 투자은행들의 추가 자산상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릴린치는 이번 CDO 매각 외에도 3분기 중 57억달러의 추가 상각이 필요하며,이를 메우기 위해 87억달러의 추가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월가에선 CDO를 많이 보유한 씨티그룹과 UBS 등이 메릴린치에 이어 자산상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윌리엄 타노나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씨티가 보유하고 있는 CDO는 227억달러 규모인데 메릴린치의 수준대로 매각이 이뤄진다면 162억달러를 추가 상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그룹은 앞서 CDO의 가치를 장부가의 61%로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릴린치가 CDO를 장부가치 1달러당 22센트에 매각한 것과 달리 씨티는 이를 61센트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베스티 그라섹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씨티가 이 가치를 추가로 21% 더 낮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이크 마요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씨티가 3분기에 총 80억달러를 추가 상각할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자본확충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리먼브러더스도 3분기 25억달러에 달하는 추가 상각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66억달러 규모의 CDO를 갖고 있는 UBS도 추가 상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마요 애널리스트는 "3분기 금융권에서 모두 400억달러의 상각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홀딩스는 1분기에 766억엔(약 7134억원)의 적자를 냈다. 사상 처음 2분기 연속 적자다. 시장에선 300억엔가량의 흑자를 예상했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