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당국이 금융사에 '금융권 대주단 협약'(건설사 자율 워크아웃제도)에 가입할 것을 적극 권고하고 나섰다. 대주단 협약은 일시적 자금난에 빠진 건설사를 구제하기 위해 지난 4월 은행권을 중심으로 출범됐으나 그동안 보험 증권 자산운용사 등의 참여율이 떨어져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건설사 부도가 급증하며 부실이 금융권으로 전염될 가능성이 커지자 감독당국이 직접 위기 수습에 나선 것이다.

금융감독당국 고위 관계자는 "건설사 부실이 늘어 금융권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대주단 협약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전체 금융권의 참여가 필수적인 만큼 금융사를 대상으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실제 지난 14일 이후 삼성화재 흥국쌍용화재 녹십자생명 NH캐피탈 센트럴저축은행 대명저축은행 중앙저축은행 부산저축은행 등 17곳이 새로 가입해 참여한 곳이 전체 209개사 가운데 137개사(65.5%)로 증가했다. 지난 4월 말 115개사로 출범한 뒤 은행연합회 등의 독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14일까지 두 달여 동안 5곳만이 추가로 들어왔음을 감안하면 고무적 성과다.

문제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참여가 여전히 적어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은행은 17개 은행이 모두 참여하고 있지만 증권사는 22곳 중 1곳,자산운용사는 31곳 중 2곳만 가입했다.

이처럼 증권업계의 불참으로 협약이 유명무실화돼 지난 넉 달간 협약에 따라 만기가 연장된 건설사는 단 한 곳에 그쳤다. 장덕생 은행연합회 부장은 "건설사가 협약 지원대상이 되려면 채권단 모두가 협약에 가입해야 한다"며 "그동안 7개 건설사가 협약 적용을 원했지만 채권단 가운데 협약에 참여하지 않은 금융사가 있어 승인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