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63빌딩 인근에 지상 77층에 이르는 초고층 재건축 단지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안전진단도 통과하지 않은 초기 상태여서 재건축추진위원회의 계획대로 이뤄지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30일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최근 주민총회를 열고 안전진단을 실시할 정비관리업체로 ㈜도시와우리를,아파트 설계를 담당할 건축사무소로 ㈜무영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설계안에 따르면 1971년에 준공된 여의도 시범아파트(1584가구)를 용적률 263.95%(임대 포함),건폐율 9.28%를 적용해 지하 2층~지상 77층 높이의 아파트 8개동,1796가구를 짓는 것이다. 임대아파트 182가구를 제외하면 실제 건립 가구수는 1614가구다. 조합원 몫을 뺀 일반분양 아파트가 30가구에 불과해 사실상 1 대 1 재건축에 가깝다.

추진위의 한 관계자는 "시범단지는 그동안 재건축 논의가 활발하지 않았지만,이번 설계안을 통해 안전진단을 신청하고 심의 결과가 좋게 나오면 사업 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범단지가 추진위의 계획안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과제가 적잖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우선 1 대 1 재건축과 비슷한 사업구조가 걸림돌이다. 조합원들의 재건축 부담금이 많기 때문이다. 또 여의도 일대가 군사시설보호법상 대공방어망 협조구역이어서,초고층으로 추진할 경우 수도방위사령부와 층고 문제를 합의해야 한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이곳은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국토계획법상으로는 층고 제한이 없지만,수도방위사령부와의 협의를 반드시 거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설계사무소 관계자는 "여의도 아파트지구 기본계획에 따르면 허용 용적률(임대 제외)은 230%로 제한돼 있지만 어린이공원 등을 기부채납할 경우 인센티브가 주어져 설계 용적률인 244%를 무난히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