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30조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 기금이사(운용본부장) 후보가 최종 3명으로 압축됐다.

30일 국민연금과 자산운용 업계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이사 추천위원회는 지난 29일 최종 면접을 거쳐 6명의 후보군 가운데 김선정 전 삼성화재 상무,김영덕 공무원연금 단장,정성수 전 KB신용정보 부사장 등 3명을 이날 보건복지가족부에 기금이사로 추천했다.

복지부는 내부 검증을 거친 뒤 이르면 다음 달 초 장관 인가로 기금이사를 임명할 예정이다. 기금이사 선정은 올 들어 두 번째로 이뤄지는 것.지난 6월에도 20명의 지원자 가운데 3명을 복지부 장관에게 추천했지만 인사 검증 결과 모두 부적격인 것으로 확인돼 이번 재인선에 들어갔다.

김선정 전 상무의 경우 박해춘 이사장과 삼성화재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 전 상무는 2005년에도 유력한 후보자로 꼽혔지만 아쉽게 고배를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최근 몇 년간 자산 운용에서 손을 떼고 있었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정성수 전 KB신용정보 부사장은 국민은행 자금본부장을 지냈다. 자산 운용을 투신이 아닌 은행에서만 했다는 점이 다소 걸리긴 하지만 '내정설'이 나돌았을 만큼 유력한 후보다.

김영덕 공무원연금 단장은 지난 6월에도 최종 3명의 추천자 안에 들었던 것으로 알려져 이번에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김 단장은 한국투신 삼성투신 등 투신업계를 두루 거쳤다.

업계에서는 이번 최종 추천자 선정에 박해춘 이사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 운용을 직접 지휘.감독.관리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힌 박 이사장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인사가 기금이사로 뽑힐 것이라는 소문이 벌써부터 나돌았다. 그러나 기금이사가 이사장의 '들러리' 노릇을 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실력 있는 자산운용 전문가들이 상당수 신청을 포기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기금이사 신청자 수는 15명으로 6월의 20명에 비해 줄어든 게 사실이지만 3명의 최종 후보는 모두 기금이사로 손색없는 실력을 갖췄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라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