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주택 10만채 건설 등 평양 현대화 사업을 2012년에 마무리한다는 방침 아래 중동과 유럽 등 해외 자본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31일 최근 평양을 방문한 베이징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0회 생일인 2012년까지 평양 현대화 작업을 완료키로 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 지도부는 평양 현대화 작업을 마친 뒤 개방을 본격화해 2012년을 개방원년으로 삼는다는 기본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 핵문제가 풀려나가면서 해외 자본을 유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보고 유럽과 중동 자금을 적극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105층 규모로 설계돼 1987년 착공했다가 14년째 공사가 중단된 평양 유경호텔은 지난 6월부터 이집트 오라스콤사가 다시 공사를 재개했다. 20층까지만 설계대로 짓고 나머지는 외관공사만 해 상층은 거대한 탑으로 만들기로 설계를 변경했다. 스위스의 시계업체인 론다도 평양과 개성공단을 포함한 여러 지역을 놓고 투자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순안공항은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이 재건설을 지원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이와 함께 평양~남포 간 청년영웅도로변에 주택 10만호를 건설키로 했다.

하지만 해외 자금이 순조롭게 유치될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베이징의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이 총체적인 개방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안전성을 보장하지 않는 한 순조로운 해외자본 유치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