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료원은 병원경영지원회사(MSO),생명공학 벤처기업,의료정보업체 등을 새로 설립하는 등 복합 의료그룹으로 거듭나기로 했다.

이종철 신임 삼성의료원장(60)은 3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동안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이 지원한 돈으로 암센터 건축 등 신규 투자재원을 확보해온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MSO가 외부 자본을 유치,자력으로 수익을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삼성서울병원 서편 4만9500㎡,일원역 인근 9900㎡ 규모의 부지를 활용해 치료ㆍ연구ㆍ의료 서비스산업이 조화된 세계적인 의료 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원장은 MSO의 구체적 수익모델과 관련 "개인의원에서 실시하는 고가 유전체검사를 대행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연해주에 건강검진센터를 세워 러시아 동부의 신흥 천연가스 부호를 고객으로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요즘 관심거리로 부각되고 있는 해외 의료 관광객 유치와 관련해서는 "한국의 의료수가가 낮아서 경쟁력이 있지만 관광객과 그 보호자를 위한 숙박시설을 갖추지 못했고 국제화 수준도 미흡하다"며 "하지만 동남아 의료 관광 모델을 벤치마킹해 병원 인근에 호텔체인 '홀리데이인'보다 저렴한 관광객용 숙박시설을 짓고 미국 메이요클리닉과 제휴를 강화,문제를 돌파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원장은 "삼성전자가 출연해 삼성그룹의 바이오연구를 맡고 있는 삼성생명과학연구소와 의료원 산하 병원,성균관대 의대 등으로 연구가 3원화돼 중복 연구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이를 의료원 산하 기획조정처와 연구처가 구조조정해 단순하고 효율적인 연구조직으로 변화시키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경남 마산 출신으로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한양대 의대 소화기내과 교수를 거쳐 1994년부터 삼성서울병원에서 기획실장,2000년부터는 병원장을 맡아 암센터 신축 등 굵직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