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은행 성적 분석] 순익 1위 국민ㆍ효율 1위 기업ㆍ자산증대 1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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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상반기 동안 실속 없는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덩치는 커졌지만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는 대부분 악화된 것이다.
'제살 깎아먹기'식 대출 경쟁으로 마진율 하락이 초래됐고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연체율이 상승해서다.
◆자산 성장 속 수익성은 악화
경쟁 은행들의 추격을 받고 있는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이 몸집을 가장 많이 불렸다.
하나은행은 지난 6개월간 총자산을 17조5000억원(14.3%) 늘려 5개 주요 은행 중 자산 증가율 1위에 올랐다. 자산 기준으로 4위 싸움을 하고 있는 기업은행과의 자산 격차도 작년 말 6조원에서 다시 12조1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벌렸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으로부터 리딩뱅크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국민은행은 하나은행 다음으로 많은 16조원(11.1%)의 자산을 늘렸다. 그 결과 국민은행의 6월 말 기준 총자산은 258조원으로 2위인 우리은행보다 22조원 많아졌다.
반면 우리ㆍ신한ㆍ기업은행은 작년 한 해 동안 17% 이상씩 자산을 확대했지만 올해에는 10% 이하로만 덩치를 키웠다.
은행의 자산 규모는 10% 안팎으로 커졌지만 순익은 대폭 줄었다. 국민은행이 상반기 동안 가장 많은 1조2759억원을 벌었다. 작년 상반기보다 1429억원 줄었지만 감소율이 가장 낮아 5개 은행 중 제일 선방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작년 1분기의 LG카드 매각익을 제외하면 올 상반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연체율 소폭 상승
자기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를 나타내는 자기자본이익률(ROE) 부문에선 기업은행이 1등이었다. 기업은행의 ROE는 작년 말보다 0.38%포인트 떨어졌지만 다른 은행보다 2%포인트 이상 높은 17.92%를 기록했다.
기업은행은 생산성 면에서도 가장 앞섰다. 기업은행은 7021명의 임직원으로 상반기 동안 6073억원의 수익을 거둬 1인당 8649만원을 벌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직원 1인당 8050만원의 순익을 올려 2위에 올랐다. 반면 전년 동기 대비 순익이 대폭 감소한 우리은행은 이 기간 중 직원 1인당 5481만원의 순익을 내는 데 그쳤다.
은행들의 수익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순이자마진(NIM)의 경우 국민은행이 3.03%(상반기 누계 기준)로 1위에 올랐지만 국민은행과 같은 기준으로 카드 부문을 합할 경우 신한은행의 NIM이 3.57%로 국민은행을 압도했다.
NIM은 이자수익에서 비용을 뺀 후 대출성 자산으로 나눈 수치로 NIM이 높을수록 이익 창출력이 뛰어나다.
건전성 지표인 연체율에선 우리은행이 작년 말보다 0.01%포인트 개선된 0.55%로 1위를 차지했다. 국민은행이 0.57%로 뒤를 이었고 나머지 3개 은행은 연체율이 작년 말보다 소폭 오른 0.60~0.71%를 기록했다.
한편 31일 실적을 발표한 우리금융그룹은 상반기 동안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한 961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총자산은 6월 말 현재 318조1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30조9000억원(10.8%) 증가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