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으로 치러진 첫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공정택 현 교육감이 재선에 성공함에 따라 31일 일선학교는 학교 간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부 고교는 자율형 사립고 전환을 추진하거나 고교선택제에 대비해 교육 수준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의 투표율이 15.5%(125만1218표)에 불과해 공정택 당선자(49만9254표)는 전체 유권자(808만4574명)의 6.2%로부터 지지를 받았을 뿐이며 2위인 주경복 후보(47만7201표)와의 표차는 2만2053표에 그쳤다는 점을 들어 대표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죽느냐,사느냐 경쟁제체 돌입

공 당선자의 재선 성공으로 2010학년도부터 도입키로 한 고교선택제는 탄력을 받게 됐고,각 학교들도 이에 대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박희송 서울고 교장은 "내년 학교 선택제를 앞두고 서울 지역 각 학교들이 특장점을 살린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며 "사립학교 입장에선 이번이 건학이념을 실현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분석했다.

명문대 진학반을 운영 중인 영훈고의 정영택 교장은 "고교 선택제 시뮬레이션 결과,강북구에서는 우리 학교 선호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학생 개인별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전 학년이 수준별 수업을 할 수 있도록 교사들을 보다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외국어고와 과학고 등 특목고가 확대되고,자율형 사립고 지정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존 외고들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김종인 한영외고 교감은 "보성고 등 일부 학교가 이미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을 준비 중"이라며 "자율형 사립고가 생기면 외고 등 특목고와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 진학지도 경쟁을 위해 사교육업체 스타강사를 방과후학교 강사로 영입했고 내년부터는 대학 강사를 초빙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수월성 정책 적극 환영

일선 학교들은 다양화를 추구하는 공 당선자의 정책에 지지를 보냈다. 서울 반포동 세화고 이승환 교장은 "학교 자율화,교원평가제 등 경쟁을 강조하는 공 당선자의 지론에 대부분의 교사들이 동의한다"며 "앞으로 애니메이션 학교,자동차 학교처럼 다양한 학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서울 성북동 홍대부고 배봉춘 교장은 "출발선이 다른 상황에서 고교 선택제를 시행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도입 시기를 늦춰야 한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학교장 재량권 확대 요구도

일부 교장들은 공 당선자가 지난 4년과는 확실히 달라져야 한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학생 수준에 따라 수업 내용뿐만 아니라 교재,평가시험까지 차별화하고 있는 한가람고 김옥식 교장은 "보다 더 적극적으로 학교 단위 자율권 확대에 힘을 실어달라"고 요구했다.

윤경식 휘경공고 교장도 "교육현장이 실질적으로 달라지기 위해선 학교장의 재량권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뉴라이트교사연합은 성명을 통해 "지난 10년간 특정 지역의 편중 인사로 서울교원의 원성을 들어온 교원 인사정책과 청렴도에서 3년 연속 꼴찌를 한 서울교육청의 불명예를 말끔히 씻어야 할 것"이라며 공 당선자에게 따끔한 질책을 보냈다.

성선화/이상은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