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 선수단의 금메달 목표는 10개.세계 10대 스포츠 강국의 위상을 굳건히 지키는 것이다. 금밭인 양궁과 격투기 종목에 수영의 박태환,역도의 장미란 등이 가세해 목표달성 전망은 그 어느 해보다 밝은 편이다.

그렇다면 축구는? 월드컵 4강 신화를 넘어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중국 친황다오(秦皇島)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여부는 친황다오에서 판가름난다. 친황다오에서 카메룬(7일),이탈리아(10일)와 8강을 향한 일전을 치르는 것.상하이 온두라스전(13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친황다오에서 D조 1위를 확정짓는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붉은 악마' 모두 모여라

여행사들이 베이징올림픽 축구 응원을 위한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있다. D조 예선이 치러지는 친황다오에서 한국팀 경기와 직전 경기를 관람하고 베이징 관광을 겸하도록 꾸몄다. 일부 상품은 친황다오의 관광명소도 둘러본다. 베이징에서 친황다오까지 이동이 다소 불편하다. 버스로 4시간 거리다. 그래서 경기를 관람한 뒤 친황다오에서 1∼2시간 거리에 있는 천안 또는 당산에서 숙박한 뒤 베이징으로 들어가는 여정이 보통이다. 베이징공항에서 곧장 당산 등지로 이동하기도 한다. 한국팀 두 경기를 모두 보는 상품도 나와 있다.

하나투어(1577-1233)는 '베이징 진황도 3,4일' 상품을 판매 중이다. 6일과 7일(카메룬전),9일과 10일(이탈리아전) 출발한다. 친황다오의 노용두,산해관과 베이징 관광도 즐긴다. 카메룬전 94만9000원부터,이탈리아전 79만9000원부터.7일 출발하는 '진황도 5일'은 카메룬전과 이탈리아전 두 경기를 모두 본다. 북대하 해수욕장도 찾는 게 특징.149만9000원이다. 온두라스전 응원을 위해 만든 '상하이 항저우 4일' 상품은 11,12,13일 출발한다. 상하이 임시정부청사와 항저우 서호 등지를 둘러본다. 44만9000원부터.

세계투어(02-6900-9070)는 '베이징 올림픽 축구 응원+관광 3일' 상품을 내놓았다. 당산의 호텔에서 숙박한다. 진황도 관광명소를 구경한 뒤 카메룬전 또는 이탈리아전을 관람한다. 한국팀 경기 직전 경기도 본다. 돌아오는 길에 베이징의 천안문광장과 자금성 등을 구경한다. 6,7,9,10일 출발한다. 89만9000원부터.

자유투어(02-3455-0006)는 6,7,9,10일 출발하는 3일 일정의 '올림픽 축구응원'상품을 만들었다. 한국팀 경기를 보며 응원하고 만리장성,천안문광장,자금성,산해관 등을 구경한다. 베이징 서커스도 관람한다. 104만9000원.상하이에서 열리는 온두라스 응원 상품은 12,13일 출발.49만90000부터.

롯데관광(1577-3000)의 '베이징 5일'은 카메룬전 및 이탈리아전을 모두 관전하는 상품.7일 출발한다. 친황다오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천안에서 숙박한다. 만리장성과 용경협,이화원 등 베이징관광도 겸한다. 129만9000원.

■중국 최고위층의 하계 휴양지

친황다오는 중국 최고위층의 하계 휴양지로 유명한 북대하(北戴河)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여름마다 중국 당정 지도자들이 모여 국사를 논의하는 '북대하회의'가 열린다. 휴양지로서 북대하의 역사는 20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진시황과 한무제,조조 등 중국 역사상 유명한 인물들이 모두 북대하에 들러 바다를 즐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대하 해변의 상징물은 노호석(老虎石).해변에 반쯤 파묻힌 여러 개의 산호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봉래산의 미소년과 이 해변의 미소녀가 호랑이를 매개로 만났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만리장성이 시작되는 산해관과 노용두

산해관(山海關)은 산과 바다가 만나는 곳의 요새라는 뜻에서 이름이 붙여졌다. 만리장성의 서쪽 끝이 가욕관이라면 동쪽 끝은 산해관이다. 만리장성의 여러 관문 중 가장 웅장한 관문이라고 해서 '천하제일관'이라고도 한다. 산해관의 관성은 둘레가 4㎞를 넘고 성문이 네 개 있다. 글자 크기가 1.6m나 되는 천하제일관이란 편액이 걸려 있는 진동문이 동문이다. 벽돌로 쌓아 올린 12m 높이의 성벽 위에 13m나 되는 2층 성루가 있다. 말 5마리가 나란히 달릴 수 있다는 성벽 위에는 100㎜ 포구의 '신위대장군'이라는 대포가 남아 있다.

노용두(老龍頭)는 산해관에서 남쪽으로 5㎞쯤 떨어진 해변에 있다. 거대한 용에 비유돼 온 만리장성의 머리부분이라고 해서 노용두라고 한다. 청나라 최전성기를 구가했던 건륭제의 어필 편액이 걸려 있는 징해루 2층에 오르면 장성이 바다로 20m쯤 들어간 노용두가 보인다. 한 마리의 용이 바다에 입을 담그고 물을 빨아들이는 모양이다. 노용두 서쪽에 해신묘(海神廟)가 있다. 남신을 모신 해신묘와 여신을 모신 천후궁이 중심인데 노을 풍경이 특히 아름답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