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반등세를 타고 있지만 미국 다우지수의 상승세에 비하면 다소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매수세가 약한 데 따른 시장 체력 부족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31일 코스피지수는 16.77포인트(1.06%) 오른 1594.67에 장을 마쳤다. 이로써 코스피지수는 이틀 새 1.75%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다우지수가 4.07% 오른 것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특히 이날은 외국인까지 모처럼 순매수에 나섰지만 지수는 상승폭을 넓히지 못해 1600선을 탈환하지 못했다. 그나마 장 막판 월말 '윈도 드레싱(수익률관리용 매수)'으로 추정되는 기관의 강한 매수세가 유입돼 상승세를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체력 저하로 반등장의 힘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만 해도 지난 28일에는 3조9000억원대였고,이날도 4조2000억원에 그쳤다. 시장이 깜짝 반등세를 탔던 지난 4~5월에는 5조원대 후반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사상 최고 수준의 매수차익 거래잔액과 주도주 부재도 문제다. 현·선물 간 가격차를 이용해 안정적 수익을 내는 매수차익 거래잔액은 지난 30일 8조원을 넘어 시장 수급을 압박하는 복병으로 남아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시가총액 상위 5개사 중 추세적인 상승세를 이어가는 주도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지수도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좋지 않은 국내 경기상황도 주가 상승탄력을 떨구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서명석 동양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들어 부동산 시장 위축과 금리 상승 등 내부적인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투자심리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발표된 6월 경기선행지수는 7개월째 하락세를 보였고 소비는 3년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아직 변동성이 적지 않은 만큼 종목 선정에 신중을 기할 것을 권했다.

우선 지난 하락기 때 많이 빠진 업종이 1차적인 관심주로 꼽혔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붕괴 후 코스피지수 500~650 사이를 횡보한 2000년9월부터 2001년 5월까지 업종별 등락률을 보면 지수 하락기 급락한 업종이 반등기에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증권사 강문성 책임연구원은 "지난 5월 중순 이후 하락기에는 건설 IT 증권 은행 기계 등이 많이 빠졌다"며 "이들 중 최근 상대적으로 부진한 IT가 추가 반등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낼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당분간 코스피지수가 1550~1650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1600선 아래에서 주식을 매입한 뒤 박스권 상단에서 비중을 줄이는 치고 빠지기식 투자패턴이 강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관련,경기방어주로 수출과 홍삼사업에서 성장세와 수익성이 돋보이는 KT&G나 LG화학이 주요 증권사 유망주로 꼽혔다. 또 철강업종 내 포스코현대제철,조선업종 내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도 관심을 가질 만한 종목으로 추천을 받았다.

조익재 CJ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시장에서는 기대감보다 확인하고 보자는 심리가 강하다"며 "이번 주말 나올 미국 고용지표나 공급관리자협회(ISM) 7월 제조업지수 등이 개선되면 국내 증시도 반등세가 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