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이 적다고 도전까지 멈출 수는 없다.

경기연맹이 금메달에 10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포상금을 내걸었는데도 결국 본선 출전권조차 따지 못한 트라이애슬론의 경우도 있지만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딛고 묵묵히 2008 베이징올림픽을 준비해 온 선수들은 적지 않다.

아시아에서는 이미 정상급 실력을 유지하면서도 세계 무대에서는 번번이 높은 벽을 절감해야 했던 근대5종과 승마도 마찬가지다.

근대5종에서는 남자부 이춘헌(28.대한주택공사)이 4년 전 기회를 놓친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재도전한다.

윤초롱(19.한국체대)은 한국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승마에서는 마장마술의 최준상(30.삼성전자승마단)이 처음으로 자력 본선 진출에 성공해 세계 강호들과 기량을 견준다.

◇근대5종
'진정한 올림픽 스포츠', '올림픽 정신을 가장 잘 구현한 스포츠'라는 평가를 받는 근대5종은 아이러이하게도 올림픽 퇴출 종목으로 거론되다 일단 2012년 런던 대회까지는 잔류에 성공했다.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이 전령을 전달하는 19세기 젊은 프랑스 기마 장교를 모델로 창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림픽에서는 1912년 제5회 스톡홀름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한 선수가 사격-펜싱-수영-승마-육상 등 5종목 경기를 단 하루에 겨루며, 남녀 개인전에 총 2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이전까지는 4-5일 동안 치르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부터 5종목의 경기 모두 하루에 끝내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에는 남녀 각각 36명씩 출전해 메달을 다투며 남자부는 8월21일, 여자부는 이틑날인 22일 결전을 벌인다.

첫 번째 종목인 사격은 4.5㎜ 공기권총으로 10m 밖에 있는 표적에 40초 동안 한발씩 20발을 발사한다.

펜싱은 36명이 라운드로빈 방식으로 대전하며 1번의 공격 성공으로 승패가 결정된다.

1분간 승부가 나지 않을 경우 양 선수 모두 패한 것으로 처리한다.

수영은 200m 경기를 치르는데 영법에 제한은 없지만 보통 자유형으로 실시된다.

승마는 장애물비월 경기로 정해진 시간 내 350-450m 사이에 놓인 장애물 12개(이중 장애물 1, 삼중 장애물 1개 포함)를 뛰어넘어야 한다.

추첨을 통해 대회 주최 측이 제공하는 말을 타야 해 운도 따라야 한다.

3천m를 달리는 마지막 육상은 앞선 4개 종목의 총점이 가장 높은 선수가 첫 번째로 출발하는 '핸디캡 스타트' 방식으로 치러진다.

결승선을 1등으로 통과한 선수가 금메달리스트다.

한국 근대5종은 1964년 도쿄 대회부터 출전해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 김미섭이 11위(5천367점)를 차지한 것이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이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에는 남자부의 이춘헌과 남동훈(24.국군체육부대), 여자부의 윤초롱이 나선다.

이들은 지난해 5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출전권을 따냈다.

2004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아시아선수로는 처음으로 개인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아테네올림픽에서 21위에 그쳤던 이춘헌에게 다시 한번 첫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안드레이 모이세프를 비롯해 지난 5월 헝가리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 일리아 프롤로프 등 러시아 강호들과 세계 랭킹 상위권을 유지해온 빅토르 호르바스(헝가리), 아테네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안드레이우스 자드네프로브스키스(리투아니아) 등이 이번 대회 금메달을 다툴 전망이다.

◇승마
올림픽에서 유일하게 사람과 동물이 호흡을 맞추는 종목이다.

남녀 성 구분도 없다.

1900년 파리 대회부터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됐다.

마장마술, 장애물 비월, 종합마술 세 종목이 치러지며 종목별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총 6개의 금메달이 주어진다.

1952년 헬싱키 올림픽에 처녀 출전한 한국은 아시아권에서는 정상급 수준을 유지했으나 국제무대에서는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1988 서울 대회 마장마술 개인전(서정균)에서 10위, 종합마술 단체전에서 7위, 그리고 2004 아테네 대회 장애물비월에서 단체전 9위, 개인전(손봉각) 15위를 차지한 것이 종목별 역대 최고 성적이다.

한국은 베이징올림픽에 장애물 비월과 종합마술에는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다만 마장마술에서 2002.2006년 아시안게임에서 연속 2관왕을 차지한 최준상이 유일하게 출전한다.

마장마술에서 올림픽 본선 무대에 오르는 것은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한 1988년 서울 대회 이후 20년 만이며, 자력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50명이 출전해 1차 예선을 벌인 뒤 상위 25명이 2차 예선에 오르며, 이 중 15명이 결선을 치러 우승자를 가린다.

최준상은 일단 2차 예선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승마 종목은 말의 질병위험 및 검역상 문제 등의 이유로 홍콩에서 치러진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