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이 미국 최대 전선회사인 수피어리어 에식스(Superior Essex)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LS전선은 이탈리아의 프리즈미안을 제치고 세계 전선업계 '빅3'로 올라서게 됐다.

이 회사는 지난달 1일부터 한 달간 미국 나스닥을 통해 주식 공개매수(tender offer)를 실시한 결과 수피어리어 에식스 지분 86.88%와 잠정청약(guaranteed delivery) 주식 7.04% 등 전체 주식의 93.92%를 확보했다고 1일 발표했다.

이번 주식 공개매수는 모건 스탠리,골드만삭스 등 기관투자가와 일반 주주를 상대로 1주당 45달러에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총 지분 인수 대금은 8억8800만달러에 달한다. 국내 기업이 주식공개 매수방식을 통해 해외 기업을 인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LS전선은 구자열 부회장 주도로 지난 6월 수피어리어 에식스를 인수하기로 방침을 정하고,주식 공개매수 방식으로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LS전선은 오는 5일까지 주식 매입대금을 지급한 뒤 수피어리어 에식스를 지난달 초 미국 현지에 설립한 지주회사 '사이프러스 인베스트먼트'의 특수목적회사와 합병할 예정이다.

미국 애틀랜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수피어리어 에식스는 모터에 들어가는 마그넷 전선과 광케이블 등 통신선을 생산하는 업체다. 세계 전선시장 점유율은 10위권이지만 마그넷 전선 분야에서는 세계 1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LS전선은 수피어리어 에식스를 자회사로 편입함으로써 글로벌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토대를 확보했다. 인수 과정을 진두지휘한 구자열 부회장은 "수피어리어 에식스 인수로 글로벌 경영 전략을 본격적으로 실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우선 세계 전선 시장 순위가 껑충 뛰어오르게 됐다. LS전선의 작년 기준 연간 매출은 3조1644억원.계열사인 가온전선(3709억원)과 JS전선(7662억원)을 합치더라도 매출 규모는 4조3000억원으로 세계 7위에 불과하다. 세계 전선업계 '빅3'인 일본 스미토모(11조원),프랑스 넥상스(10조원),이탈리아 프리즈미안(6조5000억원)에 비하면 작은 규모다. 하지만 수피어리어 에식스 인수로 계열사를 포함한 LS전선의 연간 매출은 6조6000억원으로 늘어나,프리즈미안을 제치고 세계 3위로 올라서게 됐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