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미국발 악재에 다시 1570선으로 주저앉았다.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글로벌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를 지탱해왔던 국내 기업들의 실적호조도 하반기에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었지만 3분기와 4분기 실적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대외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인 만큼 이번 2분기 어닝시즌을 거치는 동안 하반기 실적 전망이 상향된 종목들에 주목할 것을 권하고 있다.

◆기대치 낮아지는 하반기 실적

1일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200 기업 중 지난달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81개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5.8%,순이익은 19.6% 증가했다.

올 1분기에 비해도 각각 17.8%,20.8% 늘어난 것이어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강문성 한국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2분기 실적은 우려했던 것보다 매우 좋은 성과로 확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하반기 실적 전망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주말 삼성전자에 이어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한 SK텔레콤 KTF 롯데쇼핑 우리금융 등이 2분기 '어닝 쇼크'를 보인 데 이어 하반기 전망도 불투명해 영업이익 예상치가 낮아졌다. 강 책임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 분석대상 기업의 올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전망치는 6월 말에는 10% 정도였으나 이번 주 들어 3%대로 크게 하향 조정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하는 상장사 영업이익 전망치의 차이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김지희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 영업이익 전망치 편차는 정보기술(IT) 버블이 붕괴됐던 2000년 이후 8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다"며 "이는 그만큼 실적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실적 전망치 상향 종목

다만 주가가 이미 1500선대로 빠진 것은 국내외 변수의 불확실성을 상당부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만큼 추가 하락할 여지는 크지 않다는 것이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의 줄기찬 매도 공세와 글로벌경기의 불확실성 속에서 2분기 어닝시즌 동안 실적 전망이 오히려 좋아진 종목을 주목해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세아베스틸은 특수강봉강 설비 증설에 따른 판매량 증가와 단조생산비중 확대로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며 3분기 EPS 컨센서스(시장전망치평균)가 지난달 초에 비해 39.06%,4분기는 46.09% 상향 조정됐다. 철강업체인 휴스틸은 3분기와 4분기 EPS 전망치가 각각 102.13%,69.35%나 높아졌다.

이 밖에 LG화학 삼성물산 동국제강 LG생명과학 CJ홈쇼핑 등도 올 EPS 전망치가 올라 향후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