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기아자동차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 가까운 판매신장을 기록했다. 중형세단 로체 이노베이션의 신차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현대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은 파업과 여름휴가 등에 따른 생산 차질로 판매가 부진했다.

◆기아차 화려한 비상(飛上)

기아차는 지난 한 달 동안 국내에서 총 2만7514대를 판매,작년 7월의 2만10대보다 37.5% 더 팔았다. 이에 따라 내수시장 점유율을 작년 7월의 21.8%에서 올 7월 26.3%로 1년새 4.5%포인트 늘렸다. 유럽전략형 해치백인 씨드의 판매 호조로 해외에서도 총 7만8042대의 실적을 기록,작년 동기(5만5981대)보다 39.4% 확대했다.

기아차 내수 판매가 급증한 것은 지난 6월12일 출시된 로체 이노베이션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서다. 6월 5117대에 이어 7월 6912대로 두 달 연속 중형차 2위를 지켰다. 국내 1위 베스트셀링카인 현대차 쏘나타 트랜스폼(9650대)과의 격차를 2738대로 좁혔다.

로체 이노베이션의 이 같은 판매 호조는 연료절감 운전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 장착한 '에코드라이브(eco-drive)시스템'이 고유가 상황과 맞아떨어진 데다 기존 모델에 비해 세련되고 역동적으로 바뀐 디자인 등이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히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으로 기아차는 분석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이달 21일께 쎄라토 후속 포르테를 출시하는 데 이어 다음 달 소형 크로스오버 쏘울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올해 점유율 30%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 완성차는 판매 '역주행'

기아차를 제외하고 현대차,GM대우,쌍용차,르노삼성 등의 판매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현대차의 지난달 내수판매는 5만2535대에 그쳐 작년 같은 기간(5만2750대)보다 0.4% 감소했다. 해외판매 역시 작년 7월 14만6716대에서 올 7월 13만9662대로 4.8% 위축됐다.

현대차는 파업 및 여름휴가 등으로 인한 생산감소에다 미국 자동차시장 침체로 작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월간 판매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현대차의 내수 점유율은 올 들어 가장 낮은 48.9%에 그쳤다. 현대차 관계자는 "쏘나타 아반떼 등 인기 차종의 주문이 밀리고 있지만,제때 생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GM대우는 지난달 국내에서 1만2611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1만4351대)보다 20.7% 많이 팔았지만,해외에서 17.4% 줄어든 6만4762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내수 및 해외를 합한 판매실적은 12.9% 감소했다.

쌍용차는 7월에 작년 동기(5801대)보다 24% 줄어든 4409대를 판매했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9641대를 판매했다. 작년 같은 기간(9801대)보다 1.6% 줄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