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쿠다 총리, 개각·당직개편 … 지지율 높이기 승부수
일본의 후쿠다 야스오 총리가 1일 아소 다로 의원을 자민당 간사장에 기용하는 등 당 인사와 개각을 단행했다.

20% 선에 머물고 있는 지지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 '포스트 후쿠다'를 노리는 라이벌 아소 의원을 전격 등판시키는 등 당직 및 내각 개편이란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효과는 미지수란 지적이다.

후쿠다 총리는 이번 개각에서 재무상엔 이부키 분메이 자민당 간사장,경제재정담당상에 요사노 가오루 전 관방장관,경제산업상에 니카이 도시히로 전 자민당 총무회장을 임명했다.

내각의 핵심인 마치무라 노부타카 관방장관과 고무라 마사히코 외무상,마스조에 요이치 후생노동상 등은 유임시켰다. 연정 파트너인 공명당의 몫으로는 사이토 데쓰오 당 정조회장을 환경상에 발탁했다.

이번 당직 및 내각 개편에서 가장 주목되는 건 아소 의원의 간사장 임명이다. 아소 의원은 작년 7월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뒤 아베 신조 당시 정권에서 간사장에 전격 기용됐으나 9월 초 아베 전 총리가 총리직을 사퇴함에 따라 한 달 만에 간사장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日 후쿠다 총리, 개각·당직개편 … 지지율 높이기 승부수
당시 아베 정권에서 아소 간사장 카드를 꺼낸 것은 참의원 선거 패배 이후 지지율이 최악의 상황으로 떨어지고 있는 데 따른 '구원투수' 성격이었다. 이번에 후쿠다 총리가 그를 자민당 내 2인자에 해당하는 간사장에 기용한 것도 같은 이유다.

지난해 후쿠다 총리와 자민당 총재 겸 총리 경선에서 맞섰던 아소 전 간사장은 계파 담합에 의해 후쿠다 총리에게 패했다. 하지만 국민적인 인기에선 아소 의원이 후쿠다 총리에 한참 앞서 있다. 그런 점에서 후쿠다 총리가 자신의 라이벌이 될 수도 있는 아소 의원을 당의 2인자 자리에 앉힌 것은 바닥을 헤매고 있는 정권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아소 의원 입장에선 간사장 수락이 기회이자 도전이다. 자칫 간사장을 맡아 향후 총선에서 선전하지 못할 경우 후쿠다 총리와 동반 몰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쿠다 총리의 제안을 수락한 건 그동안 당내 소수 계파 수장으로서 겪었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번 후쿠다 총리의 개각이 지지율 반전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후쿠다 정권의 낮은 지지율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휘발유값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휘발유세 잠정세율을 부활하고,고이즈미 정권 때부터 추진해온 각종 개혁정책을 미룬 데 큰 원인이 있다. 또 각종 현안에 후쿠다 총리가 독자적인 리더십을 갖고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결정적이었다. 때문에 당과 내각의 면면을 바꾼다고 지지율이 올라가겠느냐는 회의론이 적지 않다.

후쿠다 정권의 새 내각과 아소 신임 간사장 등 당 지도부가 앞으로 국민들을 사로잡을 새로운 정책을 내놓지 못할 경우 역대 정권과 마찬가지로 개각이 오히려 정권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