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 100개국 이상의 정상들이 참석,사상 최대 규모의 정상 회합이 이뤄질 전망이다.

중국 외교부는 현재 80개국 이상의 정상이 개막식 참석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베이징올림픽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아프리카 등에서 20여개국 정상들이 추가로 참가를 요청해 개막식에 올 정상들의 최종 숫자는 100여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인 주요 정상들은 이명박 대통령과 조시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케빈 러드 호주 총리,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이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폐막식에 참석키로 했다.

반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 등은 불참할 계획이다. 지난 3월 티베트 유혈시위 강경 진압을 계기로 국제 사회에서는 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이 일었었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한때 개막식 불참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결국 참석키로 최종 결정했다.




중국 정부는 세계 정상들의 방중에 맞춰 호텔과 공항 등지의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이 대통령은 주중 한국대사관저에서 머물 예정이며 사르코지 대통령은 중국 최대 프레지던트 룸을 소유한 완다소피텔 호텔에 숙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시 대통령 일가는 베이징 세인트레기스 호텔에,후쿠다 총리 부부는 일본계 창푸궁 호텔에 투숙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예상보다 많은 정상이 참석키로 한 데 대해 환영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인권 문제 등이 다시 부각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든 인권 문제에 대해 중국에 압력을 계속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에 앞서 중국의 반체제 인사를 접견,중국 측의 반발을 불러 왔다.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매케인 공화당 후보는 최근 각각 달라이 라마에게 편지를 보내거나 직접 면담,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올림픽의 정치화 기도는 올림픽 정신과 전 인민의 기대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 주석은 "올림픽으로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은 올림픽을 유치함으로써 생태 문명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고 과학 진보,그리고 문명의식 고양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