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라3 소재·내용 전편과 비슷 '식상'

중국 문화유산에 할리우드식 상상력을 입힌 액션영화 '미이라3-황제의 무덤'(감독 롭 코언)이 개봉됐다.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미라를 소재로 했던 1,2편과 달리 3편은 중국 고대 황제의 무덤을 지키는 진흙 인형 '병마용(兵馬俑)'을 동양식 미라로 설정한 게 특징이다.

2차 세계대전 후 오랜 유물 발굴 생활을 중단한 릭과 에블린 부부는 런던에서 무료한 나날을 보내다가 중국 유물을 반환하는 임무를 받고 상하이로 떠난다. 때마침 진시황과 병마용들이 부활을 시도하고 릭 부부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진시황의 반군들과 손을 잡는다. 진시황과 병마용이 부활해 움직이는 모습,병마용과 일반 시체들과의 전투신,히말라야 설인 등이 눈요깃거리를 제공하지만 그것이 전부다. 동서양 문화가 매끄럽게 융합되지 않았다. 진시황이 영생의 물로 목욕한 후 부활한 모습은 동양의 용이 아니라 세 머리를 지닌 서양식 용이다. 진시황과는 어울리지 않는 발상이다.

파라오의 여인과 파라오의 신하 이모텝의 불륜이란 전편의 모티프도 그대로 답습했다. 진시황의 반군은 황제의 여인과 그녀가 사랑하는 장군(황제의 신하)이다. 진시황의 부활 과정도 전편의 이모텝과 흡사하다.

배역도 억지스럽다. 릭역은 전편과 같은 브랜든 프레이저가 맡았지만 에블린역은 1,2편의 레이첼 웨이즈에서 '코요테 어글리'의 마리아 벨로로 바뀌었다. 이 영화는 전작들보다 훨씬 많은 1억8000만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촬영을 위해 진시황릉 속 병마용과 비슷한 크기의 인형을 제작하고 CG(컴퓨터그래픽) 작업까지 하면서 제작 비용이 불어난 탓이다. 하지만 전작들에 비해 흥미는 반감됐다. 플롯도 전작들과 흡사해 긴장감이 떨어진다. 12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