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하오! 베이징]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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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원몽(百年圓夢) 100년 만에 이뤄진 꿈이란 뜻이다. 중국인들은 올림픽을 백년원몽이라 부른다. 1908년 톈진 청년보가 사설을 통해 올림픽 개최를 제안한 지 꼭 100년 만에 베이징 올림픽이 개최되기 때문이다. 중국의 지난 100년은 왕조의 몰락,공산혁명,문화대혁명,개혁개방 등 변혁의 역사였다. 그래서 중국인들에게 올림픽은 중국의 100년이 성공한 역사임을 증명하기 위한 이벤트다. 고통과 가난에서 벗어나 세계의 중심에 다시 섰음을 선언하는 자리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신년호 사설에서 "올림픽은 중국 5000년 역사를 세계에 알리는 역사적 행사"라고 정의했다. 이미 명물이 된 냐오차오(올림픽주경기장),수이리팡(올림픽수영경기장)처럼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던' 중국을 알리는 게 진짜 목표다. 고대문명의 발상지 중 하나며,나침판 종이 등 인류의 역사를 바꾼 발명품을 만는 나라라는 자부심에 어울리는 정신문명을 보여주자는 것이다.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의 입장순서를 한자 획순으로 정한 것도 중국정부의 이러한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세계 공용어인 영어를 거부하고 그 자리에 한자를 밀어넣었다. 서방 중심의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이다.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중화사상이 그대로 드러난다.
베이징 서우두박물관에서는 전국 26개성에서 올라온 국보급 유물이 올림픽 기간 동안 전시된다. 지난달 16일엔 황제들의 즉위식이 열렸던 자금성 최대 전각인 태화전이 2년여의 보수를 마치고 문을 열었다. 자금성을 둘러싼 해자도 전체 21㎞가운데 19㎞를 복원해 물길을 이었다. 이 밖에 이허위안과 만리장성 등 중국정부가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수리 복원한 문화재는 139개소,연면적 33만㎡에 이른다. 총 투자액은 73억1000만위안에 달한다. 그렇다고 과거에만 매달리는 것은 아니다. 베이징 도로는 꽃길로 변모했다. 현대판 피사의 사탑으로 불리는 CCTV,우주선이 내려앉은 것 같다는 세계최대의 공연장인 국가대극원,인천공항의 두 배크기인 공항3청사 등은 중국의 경제력을 상징한다. 세계의 중심이 된 중국의 모습이 점점 확실하게 나타나고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