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송파)신도시 개발방식 결정에 따라 신도시 내 중.소형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청약통장 가입자들의 입장이 크게 갈릴 것으로 보여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위례신도시를 공영개발지구로 지정할 경우 수도권 아파트 청약 예정자 가운데 '전용 85㎡ 이하 청약예.부금'에 가입한 154만여명은 2010년 10월부터 분양될 위례신도시 아파트에 아예 청약할 수 없다.

반면 공공주택에만 청약이 가능한 청약저축 가입자들은 상대적으로 당첨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크게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된다.

◆청약통장 가입자간 신경전

위례신도시 청약, 통장따라 '희비'
이에 따라 이들 통장 소지자들은 벌써부터 예민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민간 중소형 아파트를 청약할 수 있는 예.부금 가입자들은 기존 택지지구처럼 주택용지 일부를 건설업체들에 공급해서 민간주택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형평에 맞다는 것이다.

반면 청약저축 소지자들은 "청약 예.부금 가입자들은 원래 공영주택에 청약을 할 수 없지 않느냐"며 "만약 정부가 위례신도시에 한해 특별히 관련법을 바꿀 경우 심각한 '역차별' 논란에 부닥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현재 위례신도시는 '주택공영개발지구'로 지정될 공산이 크다. 국토해양부와 금융결제원 등에 따르면 정부가 2005년 8.31대책 이후 위례신도시를 완전 공영개발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수차례 밝혀왔기 때문이다.

◆청약 예.부금자 형평성 제기

이렇게 될 경우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2만3294가구.임대포함)는 모두 청약저축 가입자만 신청할 수 있게 된다. 공영개발지구에서는 주공,SH공사 등 공공기관이 주택을 공급(시공은 건설업체에 발주)하도록 의무화돼 있고,이들 주택은 '공공아파트'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위례신도시 입성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될 수도권 청약 대기자(청약 예.부금 가입자)는 6월 말 기준 154만5556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통장별로는 청약예금 56만4544명,청약부금 98만1012명이다. 위례신도시가 예정대로 2010년 10월 첫 분양될 예정인 가운데 공영개발지구로 지정되지 않을 경우 3순위자도 통장가입 2년 뒤에는 1순위 자격이 생기기 때문이다.
위례신도시 청약, 통장따라 '희비'
◆청약저축자 "공영개발 확정 기대"

위례신도시에서 일부 예.부금 가입자들에게 분양 기회가 안주어진다고 해서 정부가 관련법을 쉽게 손질할 수도 없다. 그동안 정부는 위례신도시를 공공기관이 개발주체가 되는 '완전 공영개발방식'으로 건설하겠다고 공언해왔기 때문이다.

이로써 공공주택만 분양받을 수 있는 청약저축 가입자들은 위례신도시에 대한 청약 기대감이 그 어느 때 보다 높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청약대상자들에 대한 '형평성 논란'을 명분으로 청약제도를 바꾸려할 경우 기존 청약저축 가입자들은 '역차별'이라며 거세게 반발할 수도 있다. 청약저축 가입자들은 공영주택만 공급받을 수 있다는 한계 때문에 지금까지 서울에서는 거의 청약 기회를 갖지 못했다. 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이 공급하는 주택이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처럼 위례신도시에서 청약저축 가입자용 주택이 공급되는데,법을 바꾸면서까지 이것을 민간주택 청약대상자들에게 풀어주는 것은 심각한 역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만을 위해 관련법을 고칠 경우 혼란이 예상되기 때문에 미계약자.부적격자 물량 등을 대상으로 한 2차분양 물량을 중.소형 청약예.부금 가입자들에게 공급하는 방식을 찾아보는 것도 한 방안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말 확정된 개발계획에 따르면 위례신도시에는 △전용 60㎡ 이하 1만1437가구 △60~85㎡ 1만1857가구 △85㎡ 초과 2만2086가구(주상복합 포함) △단독주택 620가구가 2010년 10월부터 4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분양된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