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이후 정부 산하 연구소,비영리기구,민간기업,협회 등 무려 60곳에 이력서를 보냈다. 하지만 모두 허탕이었다. 경제학 학사에 공공정책 석사학위까지 있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경영컨설팅과 마케팅 분야 취업을 희망하며 뉴욕 보스턴 등에 있는 50개 기업에 취업을 시도했으나 모두 고배를 마셨다. "

지독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 한국 대학 졸업생들의 비애가 아니다. 각각 미국 메릴랜드대 졸업생인 토머스 루미우씨와 최근 조지타운대 경영학석사(MBA)를 따낸 마이클 스턴스씨의 사례다.

워싱턴포스트지는 3일 경기침체로 미 대졸생들도 심각한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미 노동부에 따르면 대학 졸업 연령대인 20∼24세의 지난 2분기 평균 실업률은 9.8%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7.7%는 물론 7월의 전체 실업률(5.7%)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불황이던 2001년 8.1%보다도 높다. 고용주들은 올해 대졸생에 대한 고용 증가율이 지난해의 17.4%에 비해 훨씬 낮은 8%에 불과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워싱턴포스트는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여파에 따라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일자리를 구하기가 가장 어렵다고 전했다. 의료,정보기술(IT),회계,바이오테크놀로지 분야의 고용시장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경제정책연구소의 로렌스 미셸 회장은 "대학 졸업생이 과거 블루칼라 노동자들이 걸머졌던 유사한 취업난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자 취업 전략을 확 바꿔야 한다는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많은 보수를 받지는 못하지만 대학 졸업 전부터 인턴,파트타임 등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고 △대학 동문들을 최대한 활용하며 △'플랜A'가 여의치 않으면 '플랜B' '플랜C'까지 준비하라는 내용들이 주류를 이룬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