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외환보유액 106억弗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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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한국은행이 지난달 외환시장에서 환율 안정을 위해 공격적으로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서면서 외환보유액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보유액을 동원한 과도한 시장 개입에 대해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4개월새 167억달러 감소
4일 한은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2475억2000만달러로 전월 말보다 105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월간 기준으론 사상 최대폭 감소한 것이다. 종전 최대치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1월의 61억달러였다. 이로써 외환보유액은 4개월 연속 감소하며 올해 최고치인 3월 말 2642억5000만달러에 비해 167억3000만달러 줄어들었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시장에서 과도한 쏠림현상을 막기 위해 시장 개입이 이뤄진데다 유로화 엔화 등 비달러화 자산의 평가절하로 이들 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감소하면서 외환보유액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와 한은은 지난달 7일 외환시장 개입을 공식 선언한 뒤 하루에 수십억달러의 '달러 폭탄'을 쏟아내는 등 공격적으로 시장개입에 나섰다.
◆엇갈리는 시장개입 평가
외환보유액 감소에 대해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아직은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는 반응을 보였다. 임지원 JP모건체이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06억달러 정도면 전체 외환보유액의 4% 수준으로 절대 규모면에서 많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이진우 NH선물 금융공학실장은 "지금 당장은 정부의 과감한 시장개입 때문에 쏠림현상이 줄어들었지만 아직까지는 외환시장 개입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달러 부족 현상이 여전히 지속되는 만큼 연말에 원ㆍ달러 환율이 다시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경우 정부는 또 다시 '환율도 못잡고 외환보유액만 날렸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내 모 은행의 외환딜러는 "정부의 시장 개입이 없었다면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 선 근처까지 올랐을지도 모른다"며 "외환보유액을 좀 쓰더라도 환율 안정을 이뤘다는 점은 높게 평가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시중 유동성은?
정부가 외환시장에서 대규모 달러 매도에 나선 것이 확인되면서 시중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부가 달러를 내다팔면 그만큼 시중의 원화를 흡수하기 때문에 시중 유동성은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실제 유동성 감소 여부는 외환당국의 개입 방식에 따라 다르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보유액 중 한은이 보유한 달러를 팔면 시중 통화를 완전 흡수하는 효과가 있지만 정부가 보유한 외국환평형기금으로 개입하면 시중 통화 흡수 효과가 거의 없거나 떨어진다"고 말했다. 한은과 달리 정부는 보유 현금을 증권예탁원 등에 맡겨 운용수익을 얻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달러 매도로 흡수한 원화를 다시 시중에 풀어놓게 된다는 것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4개월새 167억달러 감소
4일 한은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2475억2000만달러로 전월 말보다 105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월간 기준으론 사상 최대폭 감소한 것이다. 종전 최대치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1월의 61억달러였다. 이로써 외환보유액은 4개월 연속 감소하며 올해 최고치인 3월 말 2642억5000만달러에 비해 167억3000만달러 줄어들었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시장에서 과도한 쏠림현상을 막기 위해 시장 개입이 이뤄진데다 유로화 엔화 등 비달러화 자산의 평가절하로 이들 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감소하면서 외환보유액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와 한은은 지난달 7일 외환시장 개입을 공식 선언한 뒤 하루에 수십억달러의 '달러 폭탄'을 쏟아내는 등 공격적으로 시장개입에 나섰다.
◆엇갈리는 시장개입 평가
외환보유액 감소에 대해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아직은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는 반응을 보였다. 임지원 JP모건체이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06억달러 정도면 전체 외환보유액의 4% 수준으로 절대 규모면에서 많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이진우 NH선물 금융공학실장은 "지금 당장은 정부의 과감한 시장개입 때문에 쏠림현상이 줄어들었지만 아직까지는 외환시장 개입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달러 부족 현상이 여전히 지속되는 만큼 연말에 원ㆍ달러 환율이 다시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경우 정부는 또 다시 '환율도 못잡고 외환보유액만 날렸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내 모 은행의 외환딜러는 "정부의 시장 개입이 없었다면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 선 근처까지 올랐을지도 모른다"며 "외환보유액을 좀 쓰더라도 환율 안정을 이뤘다는 점은 높게 평가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시중 유동성은?
정부가 외환시장에서 대규모 달러 매도에 나선 것이 확인되면서 시중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부가 달러를 내다팔면 그만큼 시중의 원화를 흡수하기 때문에 시중 유동성은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실제 유동성 감소 여부는 외환당국의 개입 방식에 따라 다르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보유액 중 한은이 보유한 달러를 팔면 시중 통화를 완전 흡수하는 효과가 있지만 정부가 보유한 외국환평형기금으로 개입하면 시중 통화 흡수 효과가 거의 없거나 떨어진다"고 말했다. 한은과 달리 정부는 보유 현금을 증권예탁원 등에 맡겨 운용수익을 얻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달러 매도로 흡수한 원화를 다시 시중에 풀어놓게 된다는 것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