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코치 몰래 랩타임 체크…노민상 감독 "천천히 헤엄쳐라"

○…한국 수영 사상 첫 금메달을 노리는 '마린보이' 박태환(19·단국대)이 훈련장에서도 라이벌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박태환을 비롯한 수영 대표팀의 적응 훈련을 지도한 노민상 감독은 4일 "나 말고 다른 나라 코치가 (박)태환이의 랩타임을 체크하는 것을 봤다. 유력한 우승 후보이다 보니 어떻게 준비했는지를 알아내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염탐꾼'은 중국 수영 대표팀 코치였다. 자유형 400m뿐만 아니라 자유형 1500m까지 박태환의 라이벌 가운데 한 명인 장린을 전담하는 인물이다. 박태환의 50m 구간 시간을 시계로 체크하고 적으면서 정보를 캐낸 것.

노 감독은 "계속 스톱워치를 이용해 랩타임을 재길래 빠르게 하지 말고 일부러 천천히 헤엄치라고 지시했다"며 "신경전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시간30분간 3500m를 헤엄치고 스타트 훈련까지 마친 박태환은 빠른 속도로 워터큐브에 적응해가고 있다. 훈련을 마친 박태환은 "물 감각이 굉장히 좋다. 물 온도가 조금 낮기는 하지만 실전 때는 괜찮을 것 같다. 이틀에 걸쳐 몸을 풀었는데 컨디션도 최고다. 남은 기간 몸 관리를 더 잘해 자유형 400m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더위에 활 휠라" 전문가 급파

○…사상 첫 양궁 금메달 싹쓸이를 노리는 한국 양궁이 베이징으로 활 전문가를 초청한다. 대한양궁협회는 5일 임현택 삼익스포츠 과장(34)을 베이징에 보낼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임 과장은 16일까지 양궁 대표팀 곁에서 24시간 대기하면서 대표팀 장비 전반에 대해 조언하고 돌발 상황 시 도움을 줄 예정이다.

남녀 3명씩 태극 궁사 6명이 쏘는 활은 모두 국산이다. 이 중 이창환(26·두산중공업)은 '윈앤윈'의 활을 사용하고 나머지 5명은 '삼익스포츠' 제품을 쓰고 있다. 양궁협회가 임 과장을 특파하기로 한 것은 활이 더위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활은 선수들이 손으로 잡는 핸들과 양쪽 날개,액세서리,현 등으로 이뤄진다. 이 중 날개는 제조 시 70∼80도의 열을 가해 나무와 카본 등 여러 소재 물질을 붙여서 만든다. 기온이 올라가면 취약한 게 바로 날개 접착 부위다. 지난 6월 프랑스 보에에서 열린 2008년 제4차 양궁월드컵에서도 임동현(22·한국체대)이 랭킹라운드에 앞서 연습을 하던 도중 활의 날개 부분 접착이 떨어지는 일이 생겼다. 임동현은 부랴부랴 예비용 활로 바꿨지만 랭킹라운드에서 20위로 처지고 말았다.

임 과장은 대표팀 1명당 날개만 2∼3개씩 들고가게 된다. 대표팀 선수들은 경기 때 쓰는 활 말고도 여분의 활이 있고 날개도 2개가량을 여분으로 갖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中 "홈그라운드 사격 오히려 불리"

○…아테네에서 금메달 15개 중 4개를 쓸어담은 중국 사격이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홈그라운드의 '불리함'을 호소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왕이푸 중국 사격대표팀 감독은 중국 관중의 과도한 관심이 선수들에게 심적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게 금메달 전선의 최대 장애 요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홈에서는 약간의 이점이 있기 마련인데 사격은 꼭 그렇지도 않다"면서 특히 관중들의 압도적 응원 소리를 선수들이 알아들을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애 요인이라고 말했다. 스키트 종목 대표인 왕닝은 "귀마개를 해도 관중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서 "외국어라면 잡음에 불과하나 중국어라면 무의식적으로 그들이 말하는 내용을 들으려 하게 된다. 이것이 내가 극복해야 하는 최대 어려움"이라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중국대표팀은 지난 4월 베이징에서 열린 월드컵대회에서 여자 공기소총의 에이스 두리와 자오잉후이,권총의 탄중량 등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오광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