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초 대한민국은 정말 보잘것없는 나라였다. 식민 지배와 전쟁의 폐허 속에서 산업시설이라고는 거의 남아 있지 않았고 국민들은 기아에 허덕였다. 미국의 무상원조가 우리의 생명선인 시절이었다. '가난한 나라,가엾은 백성'이 우리의 자화상이었다.

도무지 헤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절망 속에서 '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의 도전은 시작됐다. 성공 확률로 따지면 거의 제로(0)에 가까운 도전이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수많은 신생국가들이 경제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성공한 나라는 거의 없다. 돈도,기술도 없이 맨손으로 일어서야 했던 대한민국의 성공은 그래서 더욱 더 세계 경제사의 경이로 꼽힌다.

울산은 여러모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상징이었다. 정유공장과 비료공장을 축으로 국내 최초의 공업단지인 울산공단(울산공업센터)이 들어선 데다 후일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등 중화학공업의 메카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개발이 막 시작된 1962년 초만 해도 울산은 한적한 어촌마을에 불과했다. 당시 '울산시건설공사 종합 기공식'에서 만세를 부른 참석자들은 오늘날 한국의 경제 기적을 생각이나 해봤을까.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