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 엔지니어링 성장 탄탄, 글로벌 전문기업 명성 쌓을 것"

"글로벌 플랜트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이제는 앞으로 전진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

플랜트 엔지니어링 전문기업 케이아이씨의 이상진 대표(56)는 요즘 몸이 10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사업이 재편되면서 서울 본사와 플랜트사업부가 있는 포항공장을 1주일에 두세 차례 오가며 현장을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울산,광양사업장까지 살피느라 여름 폭염도 잊고 있다.

이동차 설비의 일본 수출을 앞두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이 대표는 "플랜트 엔지니어링 전문기업으로 회사 체질이 바뀐 올 상반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좋아졌다"며 "내년부터는 성장세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품질'을 최고로 삼고 직원을 독려한다. 점심도 직원들과 도시락을 먹어가며 품질 문제를 놓고 난상토론을 한다. 플랜트 설비의 주고객이 대부분 대기업이고 외국의 다국적기업들도 많은 만큼 지금까지 쌓아온 신뢰를 더욱 튼튼하게 지켜야 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생각이다.

케이아이씨는 신한이엔씨를 합병해 탄생한 플랜트사업부의 실적 향상에 힘입어 2분기 매출이 전 분기보다 31.4%,영업이익은 365.7%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 매출과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각각 100% 이상 성장한 1300억원과 14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대표는 "코크스 이동차,오일샌드 마이닝 설비,터널 집진설비 등 플랜트사업부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바탕으로 회사 펀더멘털이 더욱 좋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수출물량 증가에 따라 내년에 포항 신항만내 3만6000㎡ 규모의 부지에 추가 생산 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최근 들어 제철ㆍ석유화학 등 플랜트 시장은 호황기를 맞고 있다. 최근 합병한 신한이엔씨는 80년대부터 플랜트설비 시장의 강자였던 태성기공의 전신이다. 합병한 신한이엔씨가 최근의 시장 상황에 맞게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주고 있는 것이다. 플랜트사업부 수주잔고만 1000억여원에 이른다. 올해도 제철소,석유화학 업체 등으로부터 대규모 수주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오일샌드사업의 경우 국내 기업으로는 2003년 캐나다에 첫 진출,크러셔와 서지 등의 마이닝 설비를 제작 공급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해외에서의 지속적인 수주가 예상돼 경쟁력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회사는 제철소의 고로(高爐) 공정에서 열원(熱源)으로 공급되는 코크스를 제조ㆍ운반하는 코크스 이동차 설비 분야에 강점을 두고 있다. 작년 말 현대제철(당진제철소)로부터 코크스 이동차 554억원어치를 수주했고 9월에는 일본 스미토모에 대규모 물량을 공급한다.

회사 측은 앞으로 대기환경보전법의 시행으로 의무화된 탈질설비(De-Nox)시설 시장에도 진출,사업영역을 확장하기로 했다. 이 분야는 하이브리드 방식의 기술로 석유화학시설,산업용보일러,열병합발전소,소각로 등에서 수주가 이뤄질 전망이다. 또한 지난해 지분 15%를 투자한 필리핀 구리광산 개발업체인 디벨럽지알코가 최근 광업진흥공사의 기초탐사 국고지원 대상으로 확정되는 등 자원개발도 참여했다.

이 대표는 "제2의 창업 해인 올해 더욱 탄탄한 도약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며 "글로벌 플랜트 엔지니어링 전문기업으로 명성을 쌓아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