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의 제이 라이트 경영대학원장은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대에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시대 변화를 이끌어갈 우수한 리더를 많이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2006년부터 세계 최고 명문 경영대학원을 이끌고 있는 라이트 원장은 리더의 5대 자질로 △판단력 △기업가 정신 △의사소통 능력 △장기 목표 수립 △실행 용기 등을 꼽았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설립 100주년을 맞아 학교 홍보를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인 라이트 원장은 경제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11일자)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우수한 리더가 중요하며,지도자 육성을 위한 강한 대학의 존재 여부가 국가의 흥망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트 원장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교육도 세계에 공헌할 수 있는 리더를 키우는 데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로 '판단력'을 꼽았다. 복잡한 사회현상을 보고 무엇이 문제점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힘이다. 답만을 구하는 게 아니라 문제의 핵심을 찾아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프로세스(과정)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기업가 정신이다. 사람은 누구나 목표를 향해 가다보면 난관에 부딪치기 마련이다. 이럴 때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이 있는 사람만이 장애물을 넘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또 이제까지 다른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한 방법을 찾아내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의사소통 능력도 필요하다. 다른 사람이 말하는 걸 특히 잘 들어야 한다는 게 라이트 원장의 충고다. 조직 내에 리더와 다른 문화 배경을 가진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상대방이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지,진의를 잘 파악해야 조직이 잘 굴러간다. 네 번째 요구되는 능력은 조직 구성원이나 기업의 가치관을 이해하고 그것을 장기적인 목표로 반영하는 힘이다. 복잡하고 혼란한 주변 상황에 매몰되지 않고 목표를 달성하려면 뚜렷한 장기 목표를 가져야 한다.

그 다음은 '실행하는 용기'다. 주위와 의견 소통을 해가며 진짜로 가치가 있고,해야 할 일을 결정한다고 해도 실천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게 실천력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는 리더에게 필요한 이런 자질을 '케이스 방법론'이라는 학습법을 통해 교육하고 있다.

라이트 원장은 또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대해 "미국 소비시장이 위축되고 있어 당분간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는 주체는 민간기업인 만큼 기업들이 경제 회생에 적극 나서도록 지원책을 펼치는 게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고 제안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