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세상의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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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규 택 < 삼주SMC 대표 tedhan7@gmail.com >
중학교 2학년인 딸아이는 옷을 사거나 문구를 살 때 핑크색은 질색한다. 큰 아들과 다섯 살 터울로 낳은 막내딸이라 여성스럽게 키운다고 어릴 적부터 딸아이 용품들은 거의 핑크색으로 사주었다.
예나 지금이나 핑크색은 여성을 상징하는 색으로 인식되고 있으니 여자인 딸아이에게 핑크색 옷을 입히고 핑크색 필통을 사주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요즘 딸아이는 핑크색을 완강히 거부한다.
핑크색 옷을 입고 학교에 가면 아이들이 공주 같다고 놀리는 것이 싫단다. 과거에는 공주 같다는 소리를 최고의 칭찬으로 여겼는데,그런 소리가 싫다니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아 딸아이가 여성스러움을 잃어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을 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딸아이는 공주가 상징하는 보호받는 여성상으로 비쳐지는 것을 싫어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핑크가 여성 전용 색이라면 요즘 여자들은 여성 전용에 거부감을 느끼는 걸까? 원래 전용(專用)이란 제도는 여성 전용을 비롯해 노약자 전용,장애인 전용 등 보호를 목적으로 한다. 여성들이 자신들만이 갖고 있던 전용을 거부한다면 이는 남성 중심 사회에서 더 이상 보호를 필요로 하지 않을 만큼 위상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1990년대 페미니스트(남녀 평등론자)들이 이뤄논 남녀 평등주의의 영향으로 여자아이들도 남녀 구별 없이 동등한 부모의 관심과 교육을 받게 되었다. 하버드대 아동심리학자인 댄 킨들런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자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은 여자아이들은 자라면서 높은 성취도와 자긍심을 보여주고 있으며,학업과 운동,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남자아이들보다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능력과 자신감이 넘치는 여성들은 스스로 보호받기보다는 세상에 도전할 자세가 돼 있다.
세상의 반은 여성이다. 여성들은 지난 20여년 동안 모든 조건과 기회가 동등하게 주어지면 남성의 능력 이상을 발휘할 수 있는 실력을 쌓아왔다. 이제는 학문,예술,사회 등 전 분야에서 여성의 능력을 의심할 만한 근거가 없다.
세상에는 여성들이 능력을 독립적이고 자유롭게 펼칠 수 있게 무한한 기회를 제공하는 사회도 있지만 아직도 많은 남성 중심 사회에서는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을 쳐놓고 여성들의 진출과 도약을 제약하고 있다.
여성들이여! 그래도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말자.세상의 반은 여성이고,그 반이 없으면 이 세상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나머지 반이 이미 깨달아가고 있으니까.
중학교 2학년인 딸아이는 옷을 사거나 문구를 살 때 핑크색은 질색한다. 큰 아들과 다섯 살 터울로 낳은 막내딸이라 여성스럽게 키운다고 어릴 적부터 딸아이 용품들은 거의 핑크색으로 사주었다.
예나 지금이나 핑크색은 여성을 상징하는 색으로 인식되고 있으니 여자인 딸아이에게 핑크색 옷을 입히고 핑크색 필통을 사주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요즘 딸아이는 핑크색을 완강히 거부한다.
핑크색 옷을 입고 학교에 가면 아이들이 공주 같다고 놀리는 것이 싫단다. 과거에는 공주 같다는 소리를 최고의 칭찬으로 여겼는데,그런 소리가 싫다니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아 딸아이가 여성스러움을 잃어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을 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딸아이는 공주가 상징하는 보호받는 여성상으로 비쳐지는 것을 싫어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핑크가 여성 전용 색이라면 요즘 여자들은 여성 전용에 거부감을 느끼는 걸까? 원래 전용(專用)이란 제도는 여성 전용을 비롯해 노약자 전용,장애인 전용 등 보호를 목적으로 한다. 여성들이 자신들만이 갖고 있던 전용을 거부한다면 이는 남성 중심 사회에서 더 이상 보호를 필요로 하지 않을 만큼 위상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1990년대 페미니스트(남녀 평등론자)들이 이뤄논 남녀 평등주의의 영향으로 여자아이들도 남녀 구별 없이 동등한 부모의 관심과 교육을 받게 되었다. 하버드대 아동심리학자인 댄 킨들런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자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은 여자아이들은 자라면서 높은 성취도와 자긍심을 보여주고 있으며,학업과 운동,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남자아이들보다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능력과 자신감이 넘치는 여성들은 스스로 보호받기보다는 세상에 도전할 자세가 돼 있다.
세상의 반은 여성이다. 여성들은 지난 20여년 동안 모든 조건과 기회가 동등하게 주어지면 남성의 능력 이상을 발휘할 수 있는 실력을 쌓아왔다. 이제는 학문,예술,사회 등 전 분야에서 여성의 능력을 의심할 만한 근거가 없다.
세상에는 여성들이 능력을 독립적이고 자유롭게 펼칠 수 있게 무한한 기회를 제공하는 사회도 있지만 아직도 많은 남성 중심 사회에서는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을 쳐놓고 여성들의 진출과 도약을 제약하고 있다.
여성들이여! 그래도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말자.세상의 반은 여성이고,그 반이 없으면 이 세상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나머지 반이 이미 깨달아가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