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사격·유도 金메달 사냥
28명 쓰촨성 성화봉송 주자…삼성전자 '지진영웅' 선정
응원단 입장권 없어 발동동…50위안짜리 600위안에 거래


○…2008 베이징올림픽 개막(8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 선수단에 누가 첫 금메달을 안겨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달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9일 사격과 유도가 나란히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여자 10m 공기소총에 나란히 참가하는 김찬미(기업은행)와 김여울(화성시청)이 베이징사격장에서 가장 먼저 금빛 표적을 겨눈다. '여전사 듀오'는 당일 오전 10시30분 시작되는 결승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인 세계 랭킹 1위 두리(중국)와 메달 색깔을 가린다.

지난해 12월 쿠웨이트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김찬미가 큰 기복이 없어 두리와 우승을 다툴 것으로 보이고 기량이 상승 중인 김여울도 의외로 시상대 맨 위에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2006년 세계사격선수권대회 은메달리스트인 기대주 이대명(한국체대)도 같은 날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출전한다.

사격에서 첫 금메달을 얻는 데 실패할 경우 같은 날 오후 6시 베이징이공대학 체육관에서 결승이 열리는 남자 유도 60㎏급의 최민호(한국마사회)가 한국 선수단의 금맥 캐기 선봉장으로 나선다. 2003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 최민호는 4년 전 아테네올림픽 때 유력한 우승 후보였지만 갑작스러운 근육 경련 탓에 동메달에 머물렀던 아쉬움이 남아 있다. 2004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와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제패한 일본의 히라오카 히로아키와 최강자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사격과 유도 모두 첫날 금메달 사냥을 못 한다면 공은 박태환(단국대)에게 넘어간다. 박태환은 다음 날인 10일 오전 10시20분 국가수영장에서 열릴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금빛 물살을 가를 것으로 기대된다.

○…베이징올림픽 성화봉송 후원사인 삼성전자가 지난 5월 대지진으로 7만여명의 인명 피해를 입은 쓰촨성 주민을 위해 이 지역 성화봉송 주자 28명을 '지진영웅'으로 선정했다.
삼성전자는 5일 "지진 피해로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에게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당초 계획과 달리 삼성전자가 선정할 수 있는 쓰촨성 성화봉송 주자 28명을 지진영웅으로 꼽히는 현지인으로 재선정했다"고 밝혔다.

28명의 쓰촨성 성화봉송 주자는 지진 당시 구조 과정에서 헌신적인 봉사 활동을 펼친 군인,경찰,의료진,택시운전사 등으로 구성됐다. 이 중에는 지진으로 아내와 자녀에 이어 노부모까지 잃고도 70여명의 어린 학생을 구출해낸 덩쉐펑 초등학교 교사와 사고지역을 오가며 이재민을 무료로 태워주고 임시 거처까지 마련해줬던 택시운전사 라이청슈씨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박근희 삼성전자 중국법인 사장을 비롯한 834명의 성화봉송 주자들과 함께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쓰촨성 광안시에 있는 덩샤오핑 옛집에 세워진 기념광장을 시작으로 러산과 청두 등 3개 도시 28㎞ 구간을 올림픽 성화와 함께 달렸다. 성화봉송에 참여한 박 사장은 "재난에도 '지진영웅'들이 보여준 불굴의 정신과 희생적인 봉사정신은 올림픽 성화와 함께 세계에 널리 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쓰촨성 주민을 돕기 위해 총 6330명의 임직원들이 헌혈에 참여했고,2481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피해 복구에 나서는 등 사회 공헌 활동을 인정받아 중국 홍십자회가 주는 지진 재해 복구 지원 모범단체로 선정됐다.

한편 이날 오후 올림픽 개최 도시인 베이징에 도착한 성화는 오는 8일 개막식에 맞춰 주경기장으로 옮겨진다.
○…한국팀 응원단이 입장권을 확보하지 못해 응원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재중국한국인회와 재중국대한체육회로 구성된 올림픽 응원 지원단이 나서 공식,비공식 경로로 입장권 구입에 나섰지만 지난달 하순 잔여 입장권 판매 당시 자원봉사자를 동원해 입수한 것이 전부다. 입장권 확보가 어려운 이유로는 입장권 사재기와 투명하지 못한 유통경로 등이 꼽히고 있다. 현재 암암리에 거래되는 입장권 가격은 종목에 따라 원래 가격의 12배까지 치솟은 상태다.

베이징에서 한국 교민이 많이 거주하는 왕징(望京)지역에서는 올림픽 축구예선의 빅매치로 꼽히는 한국 대 이탈리아 경기의 50위안짜리 입장권이 600위안에도 거래되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실제로 경기장에 나오는 한국 응원단 숫자는 예상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원단의 한 관계자는 5일 "교민 중에는 형편이 좋지 않은 사람도 적지 않아 스스로 입장권을 구해 멀리 원정응원까지 떠나주기를 바라기는 힘들다"고 귀띔했다.

한편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25·고양시청) 가족도 입장권이 없어 그의 경기를 현장에서 응원하지 못할까봐 걱정하고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오광진 기자/김현예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