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을 향한 험한 욕설을 방명록에 적는 초등학생들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부분의 네티즌은 "어린 아이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며 이를 비난하고 관련자 처벌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서울 조계사에서 농성 중인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수배자로 추정되는 '아름다운청년(아이디)'이 지난 1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올린 이 동영상과 사진은 마산 S초등학생 5~6명이 조계사를 방문,방명록에 이 대통령에 대한 욕을 퍼붓는 모습이 담겨 있다.

동영상을 촬영한 이 네티즌은 "아이들이 돈 모아서 KTX 차비 줄 테니 부산으로 피신하라고 한다"며 "재기발랄하고 당돌한 초등학생들"이라고 칭찬했다.

이 같은 글에 대해 대부분의 네티즌은 "어떻게 초등학생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있느냐"며 비난 일색이다.

네티즌 '제임스'는 해당 동영상에 대한 댓글을 통해 "아이들이 재미삼아 표현한 것인데 순수한 아이들의 동심을 악용해 인터넷 플레이를 하는 어른들이 잘못됐다"며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도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이 동영상은 대한민국에서 아이 키우는 모든 이들에게 '경악' 그 자체"라며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추억이 될 '문화체험'을 평생 잊지 못할 '공포의 체험'으로 만들어놨다"고 비판했다.

특히 네티즌들은 농성자들이 아이들에게 초코파이와 사탕 등을 주며 방명록을 쓰도록 적극적으로 권유했다는 의혹에 대해 '비양심적'이라고 성토했다.

학생들이 재학 중인 마산 S초등학교는 지난 2일 홈페이지에 '학생 동영상 인터넷 불법 유포에 대한 학교의 입장'이라는 글에서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 글은 "체험활동을 위해 서울에 간 아이들이 조계사 앞을 둘러 보던 중 주변 어른들의 권유로 글을 쓰게 됐다"며 "동영상을 왜 찍느냐고 묻자 어른들이 '이건 혼자 볼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켰으며,비속한 말을 쓰고 받은 초코파이 부채 사탕 젤리가 아이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교 관계자라고 밝힌 네티즌 '양송이'는 다음 아고라 동영상 댓글로 "본교에서는 이 내용을 올린 사람에 대해 사이버 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라며 "동영상과 자료를 당장 삭제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