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후퇴 국면에 직면한 일본이 오일머니가 넘치는 중동 지역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건설회사 종합상사 등 일본 기업들은 최근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공격적으로 진출,철도 도로 공항 등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를 잇따라 따냈다.

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마루베니상사와 히타치는 최근 두바이로부터 470억엔(약 4700억원) 규모의 도시형 모노레일 프로젝트를 공동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 업체는 열차 12량 등을 일본 내에서 제작,내년 초까지 아랍에미리트가 사상 처음으로 도입하는 모노레일에 투입할 예정이다.

미쓰비시중공업 등 5개 중공업체들도 최근 2년 사이 두바이에서 지하철 2개 노선을 총 4300억엔에 수주했다. 이 노선에 사용되는 395량의 열차 차량을 만들기 위해 차량 메이커인 긴기차량은 현재 국내 공장을 풀가동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日 "中東 공략으로 경기 돌파구" … 종합상사·건설사 진출 가속
건설업체들도 중동 특수를 만끽하고 있다. 다이세이건설은 두바이 등지에서 고속도로와 공항 건설 등 대형 프로젝트를 대규모 수주했다. 시미즈건설은 500억엔 규모의 고급 아파트와 도로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일본 최대 건설중장비업체인 고마쓰의 경우 올 2분기 중동 지역에 수출한 물량이 전년 대비 34% 증가한 350억엔어치에 달했다.

히타치플랜트테크놀로지는 두바이에 건설 중인 세계 최고층 빌딩의 공조 설비를 수주했다. 히타치그룹은 두바이에서 매년 10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올 매출은 1000억엔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발전 시설과 담수화 설비도 황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마루베니상사는 작년 말 약 3300억엔 규모의 발전설비 공사를 땄다. 이 회사는 현재 중동 4개국에서 6건의 발전 및 담수설비 공사를 벌이고 있다. 스미토모상사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총 사업비 6000억엔 규모의 초대형 발전소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미쓰이물산은 쿠웨이트,미쓰비시상사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경제연구소의 후쿠다 야스시 연구원은 "중동 각국은 최근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데다 유가 상승으로 불어나는 오일머니를 장기 성장을 위한 인프라 건설 등에 집중 투자하고 있어 시장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7일 발표 예정인 8월 경제 월례보고를 통해 2002년 2월부터 이어져온 경기 확장 국면이 끝났음을 공식 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내각부는 보고서에 2004년 1월부터 4년8개월 동안 사용해온 '경기 회복' 문구를 빼는 대신 불황 막바지인 2001년 6월 이후 사용하지 않았던 '경기 약세' 용어를 넣을 것으로 전해졌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