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 보험설계사 1만명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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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생명보험사인 A생명 보험설계사(FP) 박모씨(36ㆍ남)는 입사 4년차인 지난해 연봉 1억원을 벌었다. 월 평균 6∼7건의 보험 계약을 새로 유치해 모두 80건의 신계약을 이뤄낸 결과다. 지난 4년간 그가 계약한 보험 건수는 모두 200여건.월 평균 10건의 새 보험 계약을 유치해 연봉 1억5000만원에 도전하는 것을 올해 목표로 삼고 있다. 박씨처럼 억대 연봉을 받는 보험설계사가 지난해 1만명을 넘어섰다. 외환위기 이후 설계사 직업이 고학력화,전문직화되면서 '프로' 설계사들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현상이다.
21만명에 달하는 전체 설계사의 평균 월소득도 지난해 309만원으로 처음으로 300만원을 넘겼다. 평균 연봉이 4000만원에 육박하는 전문 직종이 된 것이다. 외국계 생명보험사에 다니는 설계사의 경우 월평균 급여가 500만원대에 달한다.
◆억대 연봉자 1만1000명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7회계연도(2007년 4월~2008년 3월)에 연소득 1억원 이상을 번 설계사는 전년 대비 25% 증가한 1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억대연봉 설계사는 2002년 5000명을 넘긴 뒤 5년 만에 두 배로 불어났다.
설계사의 월평균 소득도 생명보험 368만원,손해보험 199만원 등 평균 309만원을 기록,300만원대에 돌입했다. 고학력,남성 설계사가 많은 외국계 생보사의 설계사 월평균 소득은 521만원에 달한다. 1997년 외환위기 전후만 해도 설계사들의 월소득은 평균 100만원에도 못 미쳤다.
진태국 금감원 보험영업감독팀장은 "설계사 소득이 증가한 것은 설계사 조직이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로 변하면서 전문화되고 생산성도 높아진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변액보험 연금보험 등 보험료가 많은 상품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수입 보험료 규모가 커진 것도 원인이다.
지난 10년간 설계사 수는 39만6000명에서 21만6000명으로 45.5% 줄면서 정예화됐다. 대량 채용,대량 탈락되는 모집 관행도 개선돼 설계사가 한 회사에 1년 이상 근무하는 정착률이 지난해 42%로 2003년과 비교해 8.9%포인트 높아졌다.
이에 따라 보험계약 유지율도 높아지고 있다. 신규 가입된 보험 계약 중 1년 넘게 유지된 비율은 81.6%,2년이 넘은 비율은 68.7%에 달한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30.8%포인트,14%포인트 향상됐다.
◆억대 연봉받으려면
보험설계사의 수입은 새로 계약을 유치하면서 받는 신계약비가 60%가량을 차지한다. 여기에 기존 계약에서 나오는 수당과 기본 수당을 더해 받는다. 신계약비는 보험상품 종류,납입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초회보험료의 4∼5배가량이다.
월 수입 925만원(연봉 1억1000만원)인 이모 설계사의 경우 한 달에 7∼8건의 새 계약을 맺는다. 여기서 나오는 신계약비 수입이 56.2%인 520만원에 달한다. 또 기존 계약에서 나오는 수당이 290만원(31.4%),그리고 기본 수당 등으로 115만원(12.5%)가량을 받는다.
억대연봉자의 구성은 국내사와 외국사가 확연히 다르다. 국내사의 경우 40대 여성이 다수다. 국내 대형 생명보험사인 B생명의 경우 억대연봉 설계사의 평균 근속 기간은 11년,평균 연령은 46세다. 이 중 92.4%가 여성이다. 그러나 외국계 C사의 경우 30∼40대 남성이 억대연봉자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설계사의 수입은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 시행되는 생보ㆍ손보 간 교차 판매는 설계사들의 빈익빈 부익부를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간접투자상품 판매를 권유하는 '취득권유인' 제도가 2006년 도입된 뒤 설계사도 펀드를 취급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상품이 복잡해지고 펀드 판매도 가능해진 데다 재무컨설팅까지 해줘야 한다"며 "이제 설계사도 공부를 통해 생애재무설계를 할 수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21만명에 달하는 전체 설계사의 평균 월소득도 지난해 309만원으로 처음으로 300만원을 넘겼다. 평균 연봉이 4000만원에 육박하는 전문 직종이 된 것이다. 외국계 생명보험사에 다니는 설계사의 경우 월평균 급여가 500만원대에 달한다.
◆억대 연봉자 1만1000명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7회계연도(2007년 4월~2008년 3월)에 연소득 1억원 이상을 번 설계사는 전년 대비 25% 증가한 1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억대연봉 설계사는 2002년 5000명을 넘긴 뒤 5년 만에 두 배로 불어났다.
설계사의 월평균 소득도 생명보험 368만원,손해보험 199만원 등 평균 309만원을 기록,300만원대에 돌입했다. 고학력,남성 설계사가 많은 외국계 생보사의 설계사 월평균 소득은 521만원에 달한다. 1997년 외환위기 전후만 해도 설계사들의 월소득은 평균 100만원에도 못 미쳤다.
진태국 금감원 보험영업감독팀장은 "설계사 소득이 증가한 것은 설계사 조직이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로 변하면서 전문화되고 생산성도 높아진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변액보험 연금보험 등 보험료가 많은 상품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수입 보험료 규모가 커진 것도 원인이다.
지난 10년간 설계사 수는 39만6000명에서 21만6000명으로 45.5% 줄면서 정예화됐다. 대량 채용,대량 탈락되는 모집 관행도 개선돼 설계사가 한 회사에 1년 이상 근무하는 정착률이 지난해 42%로 2003년과 비교해 8.9%포인트 높아졌다.
이에 따라 보험계약 유지율도 높아지고 있다. 신규 가입된 보험 계약 중 1년 넘게 유지된 비율은 81.6%,2년이 넘은 비율은 68.7%에 달한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30.8%포인트,14%포인트 향상됐다.
◆억대 연봉받으려면
보험설계사의 수입은 새로 계약을 유치하면서 받는 신계약비가 60%가량을 차지한다. 여기에 기존 계약에서 나오는 수당과 기본 수당을 더해 받는다. 신계약비는 보험상품 종류,납입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초회보험료의 4∼5배가량이다.
월 수입 925만원(연봉 1억1000만원)인 이모 설계사의 경우 한 달에 7∼8건의 새 계약을 맺는다. 여기서 나오는 신계약비 수입이 56.2%인 520만원에 달한다. 또 기존 계약에서 나오는 수당이 290만원(31.4%),그리고 기본 수당 등으로 115만원(12.5%)가량을 받는다.
억대연봉자의 구성은 국내사와 외국사가 확연히 다르다. 국내사의 경우 40대 여성이 다수다. 국내 대형 생명보험사인 B생명의 경우 억대연봉 설계사의 평균 근속 기간은 11년,평균 연령은 46세다. 이 중 92.4%가 여성이다. 그러나 외국계 C사의 경우 30∼40대 남성이 억대연봉자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설계사의 수입은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 시행되는 생보ㆍ손보 간 교차 판매는 설계사들의 빈익빈 부익부를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간접투자상품 판매를 권유하는 '취득권유인' 제도가 2006년 도입된 뒤 설계사도 펀드를 취급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상품이 복잡해지고 펀드 판매도 가능해진 데다 재무컨설팅까지 해줘야 한다"며 "이제 설계사도 공부를 통해 생애재무설계를 할 수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