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정보기술(IT)주가 한숨을 돌리고 있다.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로 지난 5월 중순 이후 약세를 보였던 IT주는 이달 들어 외국인 매도 공세가 진정되면서 주가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6일에는 외국인이 IT주를 순매수해 주목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가 강세가 한풀 꺾여 인플레이션 우려가 줄어들고 있고,IT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바닥 수준이란 점을 들어 추가 하락 가능성이 크게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782억원 순매도를 보였지만 IT업종은 246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이로써 외국인은 이달 들어 IT업종을 하루평균 98억원 순매수했다. 지난 6월과 7월 하루평균 각각 940억원과 550억원을 순매도했던 것에 비하면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이 크게 바뀐 것이다.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대형 IT주는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3.53% 뛰며 이틀 연속 올랐다. LG전자LG디스플레이는 각각 4.31%와 3% 올라 사흘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삼성전기는 나흘 만에 상승 반전했고,삼성SDI는 이틀째 올랐다. 특히 하이닉스는 8% 넘게 급등했다. 기관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는 삼성테크윈은 나흘 연속 상승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2개월 동안 주가가 크게 빠진 상황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가세하고 있는 데다 고유가가 진정되면서 IT주가 큰 고비를 넘기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김현중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그동안 IT주는 기업 내부 문제가 아니라 고유가와 신용위기 등 외부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해 크게 조정받았다"며 "미국 등 선진국 경기 침체가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기대가 작용하면서 이달 들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주가 회복세가 이어지려면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도체는 아직 바닥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후발 업체들이 자발적 감축에 나서고 있어 가격이 반등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액정표시장치(LCD)도 지난달 초 이후 가격이 최대 20% 급락하면서 수요 증가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장 연구원은 "연말 IT 성수기에 대비해 다음 달부터 반도체 LCD 등 부품 주문이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이제 시장의 관심은 3분기 실적에 집중되고 있는 만큼 실적이 얼마나 견조할 것인지가 주가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주가의 하단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로 쓰이는 PBR가 바닥 수준인 것은 긍정적이란 평가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PBR가 각각 1.72배와 1.08배로 2003년 말 이후 가장 낮다. 하이닉스 삼성SDI 삼성전기 등도 PBR가 저점에 바짝 다가선 상태다. 이 증권사 강윤흠 연구원은 "IT주의 PBR가 바닥권까지 떨어졌다는 점은 추가 하락 가능성이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