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은 2분기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거뒀다. 3분기에는 이처럼 '깜짝 실적'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여전히 양호한 수익구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에쓰오일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보다 116%나 증가한 7076억원을 기록했다. 경유와 등유의 가격강세로 정제마진이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원가산정 방식에서 원료유 투입가격을 당월 기준에서 전월 기준으로 변경하면서 이익 폭이 커졌다.
2분기와 같이 유가가 상승하는 구간에서는 이 같은 산정방식이 보다 많은 이익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등ㆍ경유 생산 고도화설비(Hydro cracker) 생산능력 역시 역대 최대 규모로 경쟁사인 GS칼텍스나 SK에너지를 압도하고 있다. 2분기 수출비중이 59.1%나 돼 내수위축에 대한 부담감도 크지 않다. 애널리스트들은 잇따라 2008년 연간 영업이익과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이을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2분기 급격한 원ㆍ달러 환율 변동으로 1496억원의 환손실을 냈으나 역시 2분기에 누렸던 재고효과(587억원) 및 환율효과(833억원)를 3분기에는 기대하기 힘들어 서로 상쇄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양호한 수익구조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쓰오일은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는 약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환율효과로 인해 세전이익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응주 대우증권 연구원도 "유가와 정제마진이 올해를 정점으로 하향 안정화될 전망이긴 하지만 이익의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내년 이후에도 순이익이 1조원 안팎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하지만 주가는 2005년 이후 사실상 정체돼 그동안 실적개선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12개월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11만원으로 조정한 우리투자증권 김재중 연구원은 "일부에서 정제설비 공급과잉 우려를 제기하지만 원유의 제한성으로 인해 설비투자가 지연되는 상황이고 뒤늦게 중동의 설비증설이 이뤄지더라도 이 지역의 원유 수출 감소로 글로벌 석유제품의 공급증가 역시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