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적 엔도 슈사쿠 지음 | 포북 | 조양욱 옮김 | 1권 296쪽, 2권 272쪽 | 각권1만2800원

임진왜란 당시 조선 침략의 선봉에 선 두 장군 가토 기요마사와 고니시 유키나가는 숙명적인 경쟁자였다.

이들의 경쟁 구도는 상반된 기질에서 비롯됐다. 뼛속까지 사무라이 기질이 배어 있는 가토와 달리 고니시는 상인 출신이자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다.

일본 대표작가 엔도 슈사쿠의 <숙적>은 가토와 고니시의 대결을 다룬 역사 장편소설이다. 가톨릭 신자로서 전쟁을 피하기 위해 정보를 조선 측에 흘리는 등 고니시의 흥미로운 면모가 잘 드러난다.

실제로 고니시는 포로로 데려온 조선인 소녀를 수양딸로 삼았으며,가토가 이순신 장군을 암살하기 위해 보낸 자객을 살해하도록 지시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최후와 고니시의 연관성을 암시한 대목도 흥미롭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