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7일 전격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기존 5.00%였던 기준금리를 0.25%P 올렸다.

유가급등세가 주춤하며 전 세계 인플레 우려가 완화되고 있는 상황인데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동결을 발표한 상황이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당초 금리인상을 점치다가 이 같은 최근 흐름을 들어 한은 금통위가 금리동결에 동참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을 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금통위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발표가 나오자 지수는 잠시 하락폭을 키우긴 했으나 약보합권에서 관망하며 제한적인 수준의 하락에 그치고 있다.

금리에 예민한 건설주는 1%대, 은행은 2%대 하락하며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번 금리인상에 대해 일부 증시전문가들은 “증시에 좋은 소식이 아니긴 하지만, 다소 늦은 결정”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마디로 한은 금통위가 ‘뒷북’을 쳤다는 얘기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5~7월에 미리 금리를 올렸어야 하는데 다소 늦었다”며 “향후 인플레를 차단하겠다는 것 보다는, 경기둔화 때문에 그 동안 못 올렸던 금리를 이제서야 올린 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의 오현석 투자정보파트장도 같은 의견이었다. 오 파트장은 “인플레 우려가 나온 이후 한은이 이번에 처음 금리인상에 나섰는데, 인플레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던 것은 문제였다”는 시각이다.

두 애널리스트는 모두 이번 금리인상이 올해 마지막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 파트장은 경기가 급랭하는 상황에서 물가에만 초점을 맞출 수 없고, 물가상승은 4분기 초반에 고점을 치고 안정을 찾을 수 있으며, 해외 각국의 통화정책도 긴축에서 중립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따라서 이번 금리인상은 긴축의 새로운 시작으로 보기는 어려워 주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토러스투자증권의 이경수 투자분석팀장도 “국내경제는 수출보다는 내수부진에 시달리고 있는데 내수부진의 상당 부분이 인플레에 기인하고 있어 중기적인 관점에서 금리인상을 통한 물가 안정은 경기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기대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금리상승이 가계부채 부담을 높이고, 건설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인지는 지켜볼 문제라는 의견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보면 이번 금리인상이 증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다만 전날 미국증시의 상승과 국제유가의 하락으로 이날 주가지수의 추가상승도 기대해 볼 수도 있었는데, 이날 금리인상으로 일단 제동이 걸린 듯하다.

그렇지만 이날 금리인상을 통해 금리인상 여부에 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또 삼성증권의 예측대로 이번 금리인상이 1차례의 이벤트로 끝나고 추가인상이 없다면 증시에 대한 악영향도 단기에 그칠 수도 있다.

더욱이 은행이나 건설 등 금리에 민감한 업종의 경우에 효과적인 정부대책이 뒷받침되기만 한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이번 금리인상이 증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는 좀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듯하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