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줄기세포를 혈관근육세포로 분화시키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김재호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40)와 한진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42)팀은 사람의 피하지방으로부터 분리한 줄기세포를 이용해 혈관근육세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 기술은 심혈관질환용 세포치료제 생산과 인공혈관 제작에 핵심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동맥경화,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의 치료와 조직 손상으로 인한 혈관 파손을 치료하려면 줄기세포로부터 혈관근육세포를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현재 유기물을 이용해 만든 인공혈관이 응급 환자의 대동맥 등에 사용되고 있지만 근육세포가 없어 인체의 혈관과 같은 작용은 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스핑고실포스포릴콜린(sphingosylphosphorylcholine)이라는 물질이 지방줄기세포를 혈관근육세포로 분화 유도시킨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 물질의 작용 원리를 규명,혈관근육세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환자 자신의 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질병 치료시 면역 거부나 윤리적 문제의 소지가 없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인공혈관 제작뿐 아니라 심혈관질환의 발병 원인을 밝히고 심혈관질환 치료를 위한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

[용어풀이]
◆혈관근육세포=혈관을 형성하는 핵심세포로 수축과 이완을 통해 혈압을 조절하는 데 필수적인 열할을 한다. 혈관근육세포의 비정상적 증식은 동맥경화 등 심혈관질환의 원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