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의 경제학] 해운대 경제효과 1조6000억
휴가 국내로 'U턴' … 여름장사 대박

8월의 첫 번째 일요일인 지난 3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낮 최고 기온이 섭씨 30도를 훌쩍 넘어서 90만명의 피서 인파가 몰린 백사장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평일인 7일에도 '물 반 사람 반'의 장관을 연출하기는 마찬가지.해운대구청 관계자는 "주말 하루 90만~100만명이 해운대를 찾고 있어 올 여름 전체 피서객은 개장 이래 최다인 1300만명을 기록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해운대 바닷가 호텔들은 덕분에 손님들로 북새통이다.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 로비와 커피숍은 하루종일 빈 자리가 없을 정도.여은주 파라다이스호텔 홍보실장은 "7월 한 달 평균 객실 투숙률이 75%를 기록,작년보다 11%포인트 늘었으며 이달 들어서는 투숙률이 85%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해운대 인근 모텔들의 방 구하기도 1박에 평소의 2~3배인 15만~17만원을 줘도 하늘의 별 따기다.

국내 '대표 해수욕장'인 해운대의 이 같은 특수는 고유가ㆍ고물가ㆍ경기 침체라는 경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유가 급등에 따라 항공 요금이 오른 데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실질 수입이 줄어들자 피서객들이 국내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해수욕장 등 피서지 인근 상점과 편의점들은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GS25 등 편의점업계가 발표한 매출 추정치에 따르면 국내 주요 해수욕장 편의점들의 매출은 작년에 비해 50% 이상 급증했다.

오재환 부산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해외 여행에 부담을 느낀 피서객들이 국내로 돌아섰다"면서 "해운대 바캉스 특수로 인한 부산의 생산유발 효과가 작년보다 25% 정도 증가한 1조6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캉스의 경제학] 해운대 경제효과 1조6000억

포항도 바캉스 도시로 급부상하면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포항 북부해수욕장에서는 포스코 등 지역 기업이 지원하는 '포항 국제불빛축제'가 열렸다. 이를 관람하기 위해 작년보다 10만명이나 많은 200여만명의 관광객들이 몰렸다. 한 달 전부터 북부해수욕장 주변 숙박업소와 음식점 등의 창가 쪽 좌석은 예약이 끝났다. 포항 최대 재래시장인 죽도시장과 해수욕장 횟집에서는 명물인 '포항 물회'가 동이 날 정도였다. 조광익 대구카톨릭대 교수(관광학과)는 "불빛 축제로 인한 경제적 파급 효과는 작년보다 100억원 증가한 1200억원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동해의 대표적 피서지인 강릉시 경포대해수욕장도 몰려드는 휴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지난 3일 하룻동안에만 80만명이 경포대해수욕장을 찾았다. 최근 한 달 사이 피서객은 모두 698만명 선.이는 작년보다 34.2% 늘어난 수치다. 강릉시 관계자는 "피서객이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런 영향으로 강릉의 경제도 작년보다 나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포항=하인식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