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2008] 準備好了…'대륙 100년의 꿈'이 펼져진다
베이징올림픽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7일 올림픽 메인 스타디움인 냐오차오.건물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초대형 양탄자를 까는 인부들의 손길이 바빴다. 회색 빛깔의 양탄자가 깔릴수록 삭막했던 경기장 입구의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그 옆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안내 연습을 하고 있었다. 한국 사람임을 얼른 알아보고 "안녕하세요"라고 더듬거리며 말하는 게 정답게 느껴졌다. 올림픽존 입구에서 가방 검사를 하던 무장경찰이 "감사합니다"라고 했던 게 생각났다.

냐오차오에서 3㎞ 정도 떨어진 스폰서 업체들의 홍보관은 더 바빴다. 삼성전자 코카콜라 코닥 오메가 등은 저마다 막바지 점검이 한창이었다. 수이리팡 등 경기장도 마지막 점검이 한창인지 무전기를 손에 든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우연히 마주친 베이징올림픽위원회 관계자는 "준베이하오러(準備好了ㆍ준비는 끝났다는 뜻)"라고 말했다.

올림픽존 앞에는 '올림픽 택시'라는 표지판을 붙인 택시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올초까지만해도 머리를 감자,이를 닦자는 운전사 행동지침을 택시 안에 붙이고 다니던 운전사들은 말끔한 갈색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그 곁에는 길가에 올림픽 배지를 늘어놓고 파는 외국인들이 긴 노점을 만들고 있었다. 중국 사람들 노점은 단속하면서 외국인은 놔두는 게 이채로웠다.

베이징 시내도 올림픽 모드로 완전히 변했다. 길가에 심어진 꽃들이 시들지 않도록 물을 내뿜는 자동 물뿌리개 덕에 꽃밭은 물안개에 덮였다. 가로등마다 걸려있는 올림픽 휘장과 붉은 홍등이 물안개와 어울리며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베이징 시내에서 성화 봉송이 열리고 해외 정상들이 쏟아져들어오면서 시내 곳곳이 차단됐다. 하지만 승용차 운행제한 덕분에 병목만 지나면 길은 비교적 잘 뚫렸다. 톈안먼 광장이나 번화가 왕푸징은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서양인보다는 중국 사람들이 더 많았다. "외국 사람들은 생각보다 덜 온 반면 역사적 현장을 보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중국인이 많다"고 왕푸징호텔 종업원 위센둥씨는 말했다.

물론 무장경찰들의 삼엄한 경비가 펼쳐지고 있었다. 톈안먼 광장이나 지하철역에는 공항검색대와 같은 스크린 장치가 시민들의 가방을 일일이 검사하고 있었다. 줄을 맞춰 순찰하는 공안들도 훨씬 늘어났다. 주요 나들목 등에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안보이던 무장경찰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주요 도로의 인도와 차도 사이에는 긴 테이프가 차단막을 만들고 있었다. 베이징은 지금 긴장된 모습으로 개막식 전야를 맞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위원회 준비위원인 페이리 주임은 "누구나 편안하게 경기하고 관람할 수 있고 어떤 돌발사태에도 대처할 수있도록 준비가 끝났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