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7일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자 시중은행들도 이날 오전 재빨리 0.2~0.4%포인트씩 예금 금리를 인상했다. 은행권을 필두로 한 대출금리 인상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어려운 가계와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기에는 무엇보다 대출 원금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예금 금리 0.2~0.4%포인트 인상

국민은행은 정기예금과 시장성 예금을 오는 11일부터,수시입출금식 예금(MMDA)과 적금 등은 13일부터 기준금리 인상폭만큼 올리기로 했다. 상품 중에서는 상호부금과 장기주택마련저축에 대해서는 각각 연 0.40%포인트와 0.3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우리은행도 11일부터 정기예금과 적금,MMDA 등 수신상품 금리를 0.2~0.3%포인트 인상할 계획이다.

정기예금의 경우 영업점장 전결금리(1년 만기)는 현재 연 5.50%에서 연 5.80%로 인상하며 MMDA는 최고 0.20%포인트 올린다.

신한은행도 11일부터 1년제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 올리기로 했으며 외환은행도 다음 주 초부터 정기예금과 적금 금리를 기간별로 0.1~0.3%포인트 인상할 예정이다. 기업은행도 0.1~0.5%포인트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가계,중소기업 이자 부담 커져

경기 침체로 고전하고 있는 가계 및 중소기업의 이자 압박이 본격화하면서 금융회사의 부실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장 한계 상황에 직면한 영세 자영업자나 중소기업부터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단기 급등한 시장금리 상승을 뒤늦게 반영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는 이날 0.0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쳐 연 5.74%로 마감했다. 지난 1일 연 5.37%였던 CD 금리는 최근 한 달간 0.4%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대출금 갚고 특판예금 갈아타야

재테크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상으로 2005년부터 진행된 금리 상승 사이클이 정점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많다"며 "대출 원금을 줄이고 여유자금은 고금리 특판예금에 묻어두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입을 모았다.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적립식 펀드가 답이지만 의욕만 갖고 주식시장에 뛰어들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도 많았다.

우리은행 강남 투체어스센터의 김인응 PB는 "추가적인 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며 "단기 상품에 들어 있던 자금은 1년 이상 고금리 특판예금으로 옮겨 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대출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만큼 수익이 발생한 펀드를 해약해서라도 대출 원금을 갚는 방안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이심기/이태훈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