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13억 중국대륙이 100년을 기다렸다는 2008베이징올림픽이 마침내 성대한 막을 올렸다.

제29회 하계올림픽은 8일 저녁 8시(현지 시간) 베이징 쯔친청(紫金城) 정북쪽 10㎞ 지점에 조성된 올림픽 그린의 심장부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에서 전 세계 100여개국 정상들과 9만1천여명의 대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웅대하고도 화려한 개막식을 갖고 17일간의 지구촌 대축제를 시작했다.

`하나의 세상, 하나의 꿈(One World, One Dream)'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이번 대회는 아시아에서는 도쿄(1964년)와 서울(1988년)에 이어 세번째로 열리는 올림픽으로 역대 최다인 205개국에서 1만5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28개 종목에 걸린 금메달 302개를 놓고 치열한 접전을 펼칠 전망이다.

한 차례 유치 실패 끝에 2001년 모스크바 IOC 총회에서 개최권을 획득한 중국은 지난 3월24일 그리스 올림픽에서 벌어진 성화 채화식부터 웅대한 계획을 꿈꾸며 최고의 대회를 준비했다.

`약속의 구름(Cloud of Promise)'으로 이름붙여진 베이징 성화는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등정하는 등 5대양 6대주를 돌아 역대 최장거리인 13만7천㎞에 이르는 대장정 끝에 드디어 궈자티위창에 도착, 대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대회 준비 어떻게 했나
베이징올림픽은 중국이 명실상부 세계 최강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기 위해 꼬박 7년동안 역대 최고액인 400억원을 쏟아부으며 야심 차게 준비한 대회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BOCOG)는 이미 명소로 꼽히는 메인스타디움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과 국가수영장인 `워터큐브' 등 12개 경기장을 신축하고 12개 경기장을 증축하는 등 선수촌과 메인프레스센터(MPC), 국제방송센터(IBC) 등 45개 올림픽 시설물을 쌓아올려 슈퍼스타들의 경연장이 될 `올림픽그린'을 완성했다.

개폐회식이 펼쳐지는 궈자티위창은 총면적 25만6천㎡의 초대형 규모로 9만1천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주경기장 맞은 편의 `워터큐브'는 태양열 에너지로 가동하는 수영장으로 직육면체의 물기둥이 솟아오르는 독특한 외양으로 밤이 되면 현란한 네온으로 유혹하고 있다.

또 대회 기간 1만500여명의 출전 선수들이 머무는 공간인 올림픽선수촌은 37만㎡ 규모로 병원과 식당, 다기능도서관을 포함해 각종 위락시설도 자리잡았고 전 세계 1만8천여명의 보도진들이 치열한 취재경쟁을 벌일 MPC와 IBC는 물론 미디어빌리지도 수준급 시설을 자랑하고 있다.

◇태극전사들 10강을 사수하라..중국 1위 가능한가
이연택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과 김정행 선수단장이 이끄는 한국은 이번 대회에 25개 종목 267명의 태극전사와 임원 122명 등 총 389명의 선수단을 파견, 반드시 금메달 10개 이상을 획득해 아시아에서는 일본을 제치고 2위를 탈환하고 세계 10강을 지키는 것을 지상 목표로 세웠다.

지난 해부터 일찌감치 올림픽 체제로 돌입했던 태릉선수촌은 `선택과 집중'을 모토로 내걸고 경기력 향상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세계 10강을 지키기 위해선 일단 양궁과 태권도에서 최소한 5개 이상의 금메달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유도, 레슬링, 역도, 수영, 배드민턴, 탁구, 체조 등에서 금맥을 캐야만 톱 10을 유지하며 일본과의 아시아 2위 경쟁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세계 수영계의 일약 기린아로 떠오른 `마린보이' 박태환(단국대)과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고양시청)이 온 국민의 기대속에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지도 초유의 관심사다.

주최국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종합 1위를 노리고 있다.

1984년 LA 올림픽에서 뒤늦게 데뷔한 중국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종합 2위로 올라섰으며 베이징에서는 스포츠 최강국 미국마저 제치겠다고 집념을 불태우고 있다.

중국은 이미 아시아에서는 `공룡'으로 불리지만 세계 무대에서는 기초종목인 육상과 수영에 취약하다 보니 미국을 넘어서기 위해선 나머지 종목에서 금메달을 마구잡이로 수확해야 한다.

특히 중국의 강세 종목은 사격과 체조, 탁구, 배드민턴, 역도, 다이빙, 여자 레슬링 등으로 한국의 전략 종목과 대부분 겹쳐 자칫 `텃세'를 당하지 않을까 상당한 우려가 일고 있다.

◇8년만에 파국맞은 남북 공동입장
이번 대회는 중국의 거대한 야심과는 달리 악재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채화 현장에서 `국경없는 기자회(RSF) 관계자들이 난입하는 소동을 겪은 베이징 성화는 런던과 파리에서는 불꽃이 꺼지는 수모를 당했고 서울에서는 친중국 시위대와 시민단체 사이에 최악의 투석전까지 벌어졌다.

또한 3월 중순에는 티베트 유혈사태으로 세계적인 비난이 쏟아졌고 5월에는 쓰촨성 대지진이 발생해 지구촌이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개막에 즈음해서는 중국 정부가 MPC에서 인터넷 접속을 제한해 취재진들의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이 같은 혼란속에 남북한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이어온 개막식 공동입장이 8년만에 무산되고 말았다.

IOC는 한반도 평화의 상징인 공동입장을 어떻게든 성사시키지 위해 막판까지 노력했지만 이미 정치적으로 한랭기류에 휩싸인 남북한은 실무자 회동조차 갖지 못한 채 파국을 맞고 말았다.

(베이징=연합뉴스)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