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2008] 대륙의 용틀임…전세계가 베이징에 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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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식의 하이라이트인 성화 점화는 왕년의 남자체조 스타 리닝(45)의‘깜짝 이벤트’로 이뤄졌다.
리닝은 9만여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몸에 와이어를 두른 채 밤하늘로 솟구쳐 올라 가벼운 경공술로 주경기장 지붕 내벽을 일주한 뒤 두루마리 형상의 성화대에 뜨거운 불꽃을 피워올렸다.
그는 1984년 미국 LA올림픽 때 마루운동과 안마 등 에서 최고 연기를 펼쳐 3관왕에 오르는 등 메달 6개를 딴 선수. 국내외 체조대회에서 총 106개의 금메달을 따내 중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가 됐다. 이 때문에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야오밍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110m 허들 금메달리스트인‘황색탄환’류시앙 등을 따돌리고 개막식의 주인공이 됐다.
○…남북한 공동 입장은 끝내 무산됐다。2000년과 2004년 올림픽 때 나란히 입장했던 남북한이 이번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서는 공동으로 입장하지 않았다.
한국은 포르투갈에 이어 176번째로 등장했다. 중국간체자(簡體字)의 국가명 첫 글자 획수에 따라 177번째로 경기장에 입장할 예정이었지만 36번째로 들어오기로 돼 있던 브루나이가 개막식 직전에 참가국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북한은 180번째로 입장했다.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는 당초 한국의 한(韓)자와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의 조(朝)자를 적용해 남북한의 입장 순서를 177번째와 178번째로 정했다. 그러나 북한은 개막식에서 한국 대표단과 떨어져 입장하고 싶다는 뜻을 IOC 측에 전달했으며 IOC는 개별 주권국가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입장에서 별도 입장을 허용했다.
○…개막식이 열린 냐오차오(메인스타디움)는 섭씨 32도까지 올라가는 더위에 습도마저 높아 찜통을 연상케 했다. 조명에서 나오는 열기에 바람이 통하지 않아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우려했던 비는 내리지 않았다.
찜통 더위 속에서 웃옷을 벗은 채 셔츠 차림으로 연방 부채질을 하던 각국 정상들은 자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는 상의를 다시 입고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선전을 기원했다. 부시 미 대통령은 부인 로라 부시 여사와 함께 미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 손에 들고 있던 성조기를 흔들었다.
이명박 대통령도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개막식을 지켜봤다. 이 대통령의 왼쪽으로는 노르웨이 국왕 부부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자리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 선수단이 입장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소형 태극기를 흔들며 반갑게 맞이했다. 반면 북한 선수단이 중국 관중의 환호를 받으며 입장했는 데도 김영남 위원장은 자리에 앉아 부채질하며 옆 사람과 이야기꽃을 피워 눈길을 끌었다.
○…냐오차오의 보안은 삼엄했다. 검색대를 통과하면 곧바로 티켓 검사가 이어졌고 자리에 도착하기까지는 2~3차례 더 검사를 받아야 했다. 이날 공항과 시내 도로에도 철통같은 통제가 이뤄졌다.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는 개회식이 열리는 동안 국제ㆍ국내선 항공편의 이착륙이 일시 중단됐다。공안 당국은 베이징으로 들어오는 차량에 대해서도 3중 검색을 실시했다. 특별히 올림픽 경기장 주변과 창안지에,인민대회당,공항 고속도로 베이징 방향 등은 장시간에 걸쳐 교통이 통제됐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오광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