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 이코노미] (2) 中증시 '올림픽 랠리'냐 '밸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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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이후 개최국 증시 예외없이 '랠리'
전문가 "올림픽보다 긴축완화가 관건"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이 열렸던 지난 8일 상하이종합지수는 5% 가까이 급락해 19개월 만의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중국 언론들은 개막 당일 정부의 부양책 발표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부양책이 나오지 않자 실망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올림픽 개최가 주가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는 '올림픽 랠리론'이 중국에는 먹히지 않는 걸까.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10월 6000선을 돌파한 이후 하락세를 지속,지난 주말 2605.72로 마감한 상태다.
1984년 LA올림픽 이후 최근까지 열린 여섯 차례의 올림픽 중 개최국 증시의 주가가 올림픽 이후 1년간 떨어진 곳은 한 곳도 없었다. 평균 28.25% 상승했다. 올림픽 개최 전 1년간 주가가 10.48%와 16.17%씩 떨어졌던 LA올림픽과 바르셀로나올림픽도 각각 13.84%와 31.04% 뛰는 랠리를 펼쳤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의 경우 개최 이후 1년간 3.77% 올라 유일하게 한자릿수 상승에 그쳤지만 당시 세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를 감안하면 괜찮은 성적이었다. 중국 증권망은 올림픽 개최 이후 해당국의 인플레 압력이 줄고 채권 수익성이 줄어드는 공통적인 경향이 나타났다며 이게 올림픽 랠리를 펼치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중국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증권 사이트 취안징망이 최근 5600명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80% 이상이 올림픽 이후 추가 하락이 예상돼 올림픽 기간 중 주식을 팔겠다고 응답했다.
지난 주말 8.04% 급락한 올림픽 테마주들의 실적 악화도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여행업체인 베이징여행의 경우 올 상반기 손실 규모가 전년 동기의 두 배 이상인 1066만위안(15억9900만원)에 달했다. 양다젠 궈타이쥔안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상장사가 올림픽이 끝나는 8월 말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다"며 "증시는 올림픽보다는 실적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올림픽 이후 중국 증시를 낙관하는 전망도 적지 않다. 에딘버그 드라곤 트러스트의 피터 하메스 이사는 "투자자들의 관심은 중국 경제가 과거 10년간 매년 9% 이상 성장해 온 놀라운 동력과 미래의 잠재력"이라며 "올림픽 개최 자체는 중요한 요인이 아니다"고 밝혔다.
메릴린치의 게리 두간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의 긴축 완화 조짐이 본격화할 때가 주식 매입에 나설 시기"라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가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을 성장 유지와 인플레 억제로 전환키로 결정하면서 긴축 완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위안화의 급격한 절상에 제동이 걸렸으며 은행의 신규 대출 한도도 2300억위안(34조5000억원) 늘어나는 등 부분적인 긴축 완화 조치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림픽 이후 중국 증시가 밸리(vallyㆍ골짜기)로의 추락을 계속할지,반등으로 돌아설지는 경기 향방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정책이 경기를 연착륙시키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어 심각한 경기 둔화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증시도 좀 더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오광진 기자 forest@hankyung.com
전문가 "올림픽보다 긴축완화가 관건"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이 열렸던 지난 8일 상하이종합지수는 5% 가까이 급락해 19개월 만의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중국 언론들은 개막 당일 정부의 부양책 발표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부양책이 나오지 않자 실망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올림픽 개최가 주가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는 '올림픽 랠리론'이 중국에는 먹히지 않는 걸까.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10월 6000선을 돌파한 이후 하락세를 지속,지난 주말 2605.72로 마감한 상태다.
1984년 LA올림픽 이후 최근까지 열린 여섯 차례의 올림픽 중 개최국 증시의 주가가 올림픽 이후 1년간 떨어진 곳은 한 곳도 없었다. 평균 28.25% 상승했다. 올림픽 개최 전 1년간 주가가 10.48%와 16.17%씩 떨어졌던 LA올림픽과 바르셀로나올림픽도 각각 13.84%와 31.04% 뛰는 랠리를 펼쳤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의 경우 개최 이후 1년간 3.77% 올라 유일하게 한자릿수 상승에 그쳤지만 당시 세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를 감안하면 괜찮은 성적이었다. 중국 증권망은 올림픽 개최 이후 해당국의 인플레 압력이 줄고 채권 수익성이 줄어드는 공통적인 경향이 나타났다며 이게 올림픽 랠리를 펼치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중국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증권 사이트 취안징망이 최근 5600명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80% 이상이 올림픽 이후 추가 하락이 예상돼 올림픽 기간 중 주식을 팔겠다고 응답했다.
지난 주말 8.04% 급락한 올림픽 테마주들의 실적 악화도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여행업체인 베이징여행의 경우 올 상반기 손실 규모가 전년 동기의 두 배 이상인 1066만위안(15억9900만원)에 달했다. 양다젠 궈타이쥔안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상장사가 올림픽이 끝나는 8월 말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다"며 "증시는 올림픽보다는 실적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올림픽 이후 중국 증시를 낙관하는 전망도 적지 않다. 에딘버그 드라곤 트러스트의 피터 하메스 이사는 "투자자들의 관심은 중국 경제가 과거 10년간 매년 9% 이상 성장해 온 놀라운 동력과 미래의 잠재력"이라며 "올림픽 개최 자체는 중요한 요인이 아니다"고 밝혔다.
메릴린치의 게리 두간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의 긴축 완화 조짐이 본격화할 때가 주식 매입에 나설 시기"라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가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을 성장 유지와 인플레 억제로 전환키로 결정하면서 긴축 완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위안화의 급격한 절상에 제동이 걸렸으며 은행의 신규 대출 한도도 2300억위안(34조5000억원) 늘어나는 등 부분적인 긴축 완화 조치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림픽 이후 중국 증시가 밸리(vallyㆍ골짜기)로의 추락을 계속할지,반등으로 돌아설지는 경기 향방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정책이 경기를 연착륙시키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어 심각한 경기 둔화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증시도 좀 더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오광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