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코웨이(사장 홍준기)가 통신ㆍ금융사 등 다른 기업들의 잇단 '러브 콜'로 인기 상한가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SK텔레콤 및 SK M&C와 영업ㆍ마케팅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이달 7일에도 외환은행과 제휴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MOU를 맺었다. 웅진코웨이는 현재 국내 상위권의 카드사 및 이사ㆍ여행업체와도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코디' 막강 영업력이 경쟁력

이종 업체들이 주로 정수기,음식물 처리기 등을 개발,판매하는 웅진코웨이와 손을 잡는 이유는 웅진코웨이가 보유한 '코디'를 매개로 자사의 영업ㆍ마케팅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시도로 분석된다. 코웨이 레이디(Coway Lady)란 뜻의 코디(CODY)는 웅진코웨이의 렌털 영업과 유지관리를 담당하는 고객관리 전담조직이다.

1만2000명에 달하는 코디는 360만가구(1000만명) 정도의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웅진코웨이를 생활가전업체가 아닌 유통업체로 평가하기도 한다. 특히 코디는 각 가정을 직접 방문할 수 있는,사실상 국내 유일의 영업 인프라인 만큼 마케팅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통신업계에서 흔히 활용하는 텔레마케팅 등과 달리 1 대 1 대면접촉 방식의 영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작년 말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코디를 통해 치킨 프랜차이즈 KFC의 할인쿠폰을 제공했다"며 "회수율이 업계 평균(0.8%)의 22배가 넘는 18%를 기록,외식업계에서 화제가 됐다"고 설명한다.

◆다양한 제휴 서비스 상품 출시

웅진코웨이와 MOU를 체결한 기업들은 제휴상품 설계에 한창이다. SK텔레콤,SK M&C는 웅진코웨이 고객의 정수기,공기청정기 등의 렌털비용을 OK캐쉬백 누적 포인트로 지급해 주거나 SK텔레콤에 가입할 경우 통신비를 할인해 주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도 웅진코웨이 정수기,공기청정기 등 렌털비용을 외환카드로 결제할 경우 할인해 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아예 '코디'를 고객으로 삼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이들 업체는 향후 'SK텔레콤-웅진코웨이-외환은행' 등 다자 간 MOU를 체결,신규 상품을 설계하는 방식도 모색하고 있다. 이동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기업들이 자신이 가진 상품만으로 신규 고객을 창출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서로 다른 영역의 기업들이 업무제휴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네트워크형'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한층 가속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웅진코웨이 측도 기존 고객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파트너를 발굴하기 위해 여행사ㆍ이사업체 등과 제휴상품을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통해 코디를 기존 제품의 관리 인력이 아닌 금융상품,문화,레저 등까지 설계할 수 있는 전문 인력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고객에게 간접적 정보를 제공해 좀 더 나은 혜택을 주자는 차원일 뿐 코디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은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