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유리로 건물 외벽을 둘러싸는 '커튼 월' 구조로 아파트와 주상복합아파트를 짓는 것이 어렵게 된다.

서울시는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에너지 낭비가 심한 커튼 월 구조로 공동주택을 짓는 것을 가급적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이를 위해 커튼 월 구조로 외벽을 설치하는 경우 유리 외벽을 이중으로 설치하는 이중외피(Double Skin) 시스템을 채택하거나 유리외벽의 단열 성능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면 건축심의를 통과시키지 않을 방침이다.

유리 외벽으로 시공된 아파트의 경우 이른 봄인 4월부터 초겨울인 11월까지 냉방이 필요해 연간 냉방비가 난방비의 2∼3배 이상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발코니 확장이 일반화되면서 외부와 내부 사이의 완충공간이 없어지는 추세여서 에너지 낭비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고층 아파트의 유리 외벽은 거주하는 어린이들에게 심리적인 불안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는 이미 지난 6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공동주택 심의기준'에 따라 아파트 외벽의 40% 이상을 유리가 아닌 일반 벽으로 확보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공기 단축이나 공사비 절약을 위해 커튼 월 방식의 아파트 건축계획을 제출하는 사업주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 유훈 건축과장은 "유리로 외벽을 둘러치면 햇볕이 직접 실내로 들어와 실내온도를 상승시키는 데다 면으로만 구성돼 건물의 다양한 디자인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시 건축위원회가 커튼 월 외벽에 대해 보다 엄격히 심의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