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펀드에 분산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노리는 재간접펀드(펀드오브펀드) 중 상당수가 개별펀드들보다 수익률이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수료를 이중으로 부담하는 데다 해외형은 비과세 혜택에서도 제외되면서 시장 규모도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위축됐다.

10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중국 인도 일본 브릭스 등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의 수익률이 개별국가 펀드 평균에 못 미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하나UBS중국주식해외재간접1'은 연초 이후(클래스 A,7일 기준) -31.93%의 수익률로 같은 기간 중국펀드 평균(-28.78%)보다 3%포인트 이상 손실이 컸다.

주요 운용사의 브릭스 재간접펀드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설정액 3119억원으로 해외주식형 재간접상품 중 가장 규모가 큰 '신한브릭스주식재간접1'은 올 들어 -24.02% 손실을 내 브릭스 평균(-17.61%)에 6%포인트 이상 뒤지며 체면을 구겼다. 하나UBS운용의 '골드&와이즈브릭스해외재간접K-1' 역시 -22.27%로 부진하다.

재간접펀드는 최근 2∼3년 새 국가별로 직접 운용하는 상품이 대거 출시되며 입지가 크게 위축됐다. 펀드를 만든 운용사와,펀드에 편입되는 개별운용사에 보수를 두 번 내야하는 것도 단점이다. 특히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에서 재간접형이 제외되면서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

우재룡 한국펀드연구소장은 "재간접펀드에 편입되는 펀드를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는지 불투명한 게 가장 큰 문제"라며 "해외에서도 재간접펀드 시장은 그리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국내형과 해외형을 더한 재간접펀드 총 설정액은 8조1436억원(6일 기준)으로 지난해 5월 말(15조1171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