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이탈리아의 벽에 막혀 8강 진출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10일 중국 친황다오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예선리그 D조 2차전에서 주세페 로시(비야 레알)와 토마소 로키(라치오), 리카르도 몬톨리보(피오렌티아)에게 연속골을 허용해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카메룬과 1차전 무승부에 이어 2차전 패배로 1무1패를 기록했고 이탈리아는 2전 전승으로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8강에 선착했다.

카메룬은 스티븐 음비아(스타드 렌)의 결승골로 온두라스를 1-0으로 제압, 1승1무를 기록해 한국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온두라스는 2전 전패로 탈락이 확정됐다.

한국은 13일 온두라스를 이긴 뒤 이탈리아가 카메룬을 잡아주면 골 득실과 다득점에 따라 남은 8강 티켓을 얻게 되는 궁색한 처지가 됐다.

박성화 감독은 카메룬과 1차전처럼 4-4-2 전형을 가동했지만 예상을 깨고 신영록(수원)과 이근호(대구)를 투톱에 세우고 박주영(서울)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하는 강수를 뒀다.

중원에는 김정우(성남)와 기성용(서울)을 좌우에 포진시키는 한편 오장은(울산)을 약간 뒤로 처지게 하는 다이몬드형 미드필더진을 꾸렸다.

이탈리아도 예상대로 세비스티안 조빈코(유벤투스)와 로시를 전진 배치하고 1차전에 뛰지 않았던 와일드카드 로키를 원톱에 기용했다.

한국은 로시와 조빈코의 빠른 측면 돌파를 이용한 위협적인 공격에 초반부터 끌려다녔고 끝내 전반 15분 골문을 내줬다.

이탈리아 선제골 주인공은 로시. 로시는 중앙에서 찬 슛이 수비수를 맞은 뒤 기성용이 처리하지 못하고 흐르자 페널티킥 지점에서 미끄러지면서 왼발로 차 넣어 골을 만들었다.

한국은 실점 후 박주영을 오른쪽 윙포워드로 돌려 4-3-3으로 전환했지만 전반 32분 이번에는 로키에게 두 번째 골을 헌납했다.

마르코 모타(우디네세)가 수비수 두 명을 따돌리고 오른쪽 깊숙이 파고든 뒤 중앙으로 낮게 크로스를 했고 로키가 달려들며 오른발 강슛으로 골 네트를 흔들었다.

0-2로 뒤진 한국은 전반 44분 오른쪽 깊숙이 침투한 김동진(제니트)의 크로스를 받은 박주영이 헤딩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공이 골포스트를 맞는 불운에 아쉬움을 남겼다.

박성화 감독은 후반들어 신영록을 빼고 백지훈(수원), 김정우 대신 이청용(서울)을 올려 4-4-2로 회귀했지만 이탈리아가 걸어 잠근 빗장수비를 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국은 후반 막판 몬톨리보에게 쐐기골까지 내줬다.

몬톨리보는 오른쪽에서 땅볼 패스를 받아 찬 공이 오른쪽 골대를 맞고 골 지역으로 쇄도하며 왼발로 세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한편 브라질은 C조 2차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호나우지뉴(AC밀란)를 앞세워 뉴질랜드를 5-0으로 대파해 오스트리아를 1-0으로 물리친 A조의 아르헨티나와 함께 나란히 2연승 행진으로 8강에 합류했다.

그러나 B조에 속한 일본은 미국과 1차전 0-1 패배에 이어 2차전에서도 나이지리아에 0-2로 져 2연패로 8강행이 좌절됐다.

(친황다오=연합뉴스) chil8811@yna.co.kr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