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철강주들은 철강 가격의 강세와 이에 따른 제품 가격의 인상 등에 힘입어 약세장 속에서도 선방하며 주도주의 지위를 잃지 않았다.

그러나 철강가격의 강세 지속 여부와 경기 둔화에 따른 철강 수요 감소 우려가 리스크로 작용하면서 최근 철강주는 조정받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철강 가격이 일시적으로 조정받을 가능성은 있다고 진단했지만 여전히 철강주가 중장기적으로 '좋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반기 철강 가격의 향방은

최근 국내 철강주 주가는 경기 둔화 우려감에 따른 글로벌 철강사들의 주가 급락과 철강 가격 조정 우려로 출렁거리고 있다. 철강주는 6월 이후 3개월째 하락 조정을 받고 있는 상태다. 하반기 철강주 주가 역시 이들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제 철강 가격은 당분간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업종 애널리스트들은 이같은 가격 약세가 추세적인 하락세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8월 둘째주) 국제 유가 및 CRB지수의 하락 속에 미국의 수입 철강가격과 유럽산 철강 수출가격은 전주와 같은 보합세를 보였다. 전세계 지역별 철강 가격은 6월 넷째주 또는 7월 첫째주부터 더 이상 가격이 상승하지 못하고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

이원재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건설수요는 하반기에도 우려되는 상황인데다 3분기는 이미 가격 인상 모멘텀이 없어 보여 철강가격 추가 강세는 제한적일 가능성에 더 무게가 있다"며 "4분기에 성수기 도래에 따른 수요 확대와 고철 등 원료가격의 추가상승을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현태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최근 철강 소비의 중심은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국가"라며 "미국을 중심으로 경기 둔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이머징 국가에서 철강 소비가 급격히 둔화되는 조짐은 없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중국 올림픽 기간 산업수요 둔화, 계절적 비수기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약세를 보일 수 있지만 이후에는 이머징 마켓을 중심으로 한 수요가 반영되며 철강 가격은 견조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윤식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철강가격의 조정이 예상되지만 폭락은 없을 것이고 이후 재상승할 것"이라며 "철광석, 석탄 등 원료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선진국의 재고가 낮은 수준이며 신흥 시장 성장으로 철강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가격 조정이 장기적인 하락세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했다.

엄진석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가격은 3분기 소폭 조정이 있더라도 4분기 이후 다시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국내 철강가격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 변동성을 가지며 국제 가격보다 낮은 가격이기 때문에 철강 가격 인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장 POSCO는 건재

철강주의 단기 모멘텀은 부족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업종 전망은 여전히 밝다.

메리츠증권은 당분간 철강가격 조정으로 인한 모멘텀 약화, 글로벌 철강업체들에 대한 상대적 밸류에이션 상실 등으로 철강주 주가가 빠르게 반등할 여지는 적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여전히 주가 조정기는 매수해야 할 기회라고 제시했다. 철강가격 조정을 고려해도 최근 철강주 주가는 과민하게 하락했다는 것이 메리츠증권의 분석이다.

솔로몬투자증권도 안정적 가격 정책과 철강 가격의 급락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 견조한 국내 수요산업과 세계 성장축 확대, 밸류에이션 매력 부각 등을 들어 철강주에 대해 '비중확대'의견을 내놓았다.

대신증권은 향후 철강업종의 주가는 달러가치 약세 전환, 원/달러 환율의 하락 전환, 중국 철강 유통가격의 상승 전환시 상승 모멘텀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 시기는 9월이 지나면서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대신증권은 "당분간 철강업종의 주가는 박스권의 등락 또는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지만 낙폭이 크면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외로 주가 회복이 빨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가운데 대장주 POSCO에 거는 기대는 커지고 있다. POSCO는 올 들어 3번에 걸친 제품 가격 인상으로 원재료 상승분을 일거에 상쇄, 철강주의 상승을 주도한 바 있다. 하반기 POSCO의 주가 흐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POSCO에 대한 시장의 믿음은 여전히 굳건하다.

8월11일 현재 21개 증권사에서 POSCO에 대해 '매수'추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평균 적정주가는 70만원선으로 지난 8일 종가(49만3500원)대비 40% 이상 상승 여력을 지니고 있다. 업종 최선호주로도 단연 POSCO가 꼽히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대장주인 POSCO의 투자환경이 나쁘지 않다는 점이 전반적인 철강주의 향후 주가 전망을 낙관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며 POSCO를 앞세워 철강주가 시장의 안정섹터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대봤다.

또 동양종금증권은 POSCO가 매력적인 4가지 이유로 △제품가격 추가 인상이 유도될 수 있는 시황 여건이 조성중 △원가가 급등한 상황에서도 하반기 실적은 쾌청 △인도제철소 착공에 따른 해외 성장동력 기대감 충족 △자사주 매입 가능성 등을 들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