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광대역통합망(BcN) 구축사업의 납품 청탁과 관련해 업체로부터 2억여원을 받은 유한열 한나라당 상임고문이 11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홍승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고 사안이 중하며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유 고문은 지난 1월 말 국방부 BcN 구축사업에 장비를 납품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D전자통신 이모 대표로부터 동료 정당인 등 3명과 함께 모두 5억 5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유 고문은 고 유진산 신민당 총재의 아들로 16대 국회의원을 포함해 5선 의원을 지냈다.

유 고문은 청탁 성사를 위해 올 2월과 3월 각각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과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만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공 최고위원은 지난 3월 유 고문의 부탁을 받은 뒤 보좌관에게 두 차례 국방부 실무 부서에 전화를 하고 한 차례 차관실을 직접 찾아가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공 최고위원에 대한 소환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은 사건의 실체를 밝혀달라며 스스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뒤 지난 8일 검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지난 9~10일 공 최고위원의 지시로 국방부와 접촉했던 보좌관과 국방부 실무진 등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또 D전자통신 대표 이씨를 유 고문에게 소개해준 한나라당 전 중앙선대위 간부 한모씨 및 이명박 대통령 후보특보 등을 지낸 김모씨 등 3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들을 쫓고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