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ㆍ통신 융합 서비스를 대표하는 위성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와 와이브로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오랫동안 부진을 면치 못하던 위성DMB는 최근 가입자가 늘며 성장세로 돌아선 반면 무선 초고속인터넷 와이브로는 상용화 2년 만에 처음으로 가입자가 줄어들어 고심에 빠졌다.

위성DMB 사업자인 TU미디어는 지난달 9만6000명의 가입자가 늘어 전체 가입자 수가 141만5000명(7월말 현재)으로 증가했다고 11일 밝혔다. 위성DMB 가입자는 지난 5월 128만7000명으로 바닥을 찍은 이후 2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지난 6월부터 SK텔레콤 휴대폰 가입자에게 월 6000원짜리 '슬림패키지(비디오 9개 채널,오디오 18개 채널)' 상품을 무료로 제공하는 제휴 마케팅을 펼친 결과 가입자가 늘어났다고 TU미디어는 설명했다.

TU미디어는 슬림패키지 가입자 1인당 SK텔레콤으로부터 월 4000원 이상을 받을 수 있어 매출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존폐까지 거론됐던 TU미디어가 기사회생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TU미디어 관계자는 "연말까지 가입자를 190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가입자 수가 늘어나면서 광고 등 다른 분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KT의 새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와이브로는 2006년 6월 상용화 이후 처음으로 가입자가 줄어들었다. 지난 6월 가입자 20만명을 어렵게 돌파했지만 7월 한 달간 1만4000여명이 빠져 전체 가입자도 18만8000명으로 뒷걸음질쳤다. 연말까지 가입자 40만명을 확보하려던 목표 달성에도 빨간 불이 켜진 셈이다.

와이브로는 이동하면서도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KT는 지난해까지 이 사업에 670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도 1200억원을 쓸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최근 텔레마케팅을 중단한데다 실적 관리를 위해 비용을 통제하고 있어 일시적으로 신규 가입자가 줄어든 것"이라며 "10월 이후 수도권 전역으로 와이브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면 가입자도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