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 정상화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원구성 협상이 11일 사실상 타결됐다. 18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지 73일,국회가 개원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여야는 13일까지 상임위 정수 조정과 상임위원장 배분을 완료하고 14일(국회법 개정)과 19일(상임위원장 선출) 본회의를 열어 원구성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홍준표 한나라당,원혜영 민주당,권선택 선진과 창조의 모임(선창모)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김형오 국회의장 주재로 3자 원내대표 회담을 갖고 이 같은 방안에 전격 합의했다고 김양수 의장 비서실장이 전했다.

협상 파행의 원인이었던 국무총리의 쇠고기특위 출석 문제는 헌법과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키로 합의했다. 다만 이 조항이 총리의 국회 출석을 강제하느냐의 여부를 놓고 여야 간 해석에 차이를 보여 갈등의 씨앗은 남은 상태다. 한나라당은 이 문제를 더 이상 원구성 협상과 결부시키지 않고 특위 차원에서 다룬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총리 출석을 강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사 청문회 문제는 향후 각 상임위에서 별도로 검증한다는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여야는 협상 시한인 13일까지 선창모에 대한 상임위원장 배분 등 미세 조정을 끝낸다는 목표로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갔다. 한나라당 홍 원내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나라당이 11개,민주당이 6개,선창모가 1개의 상임위원장을 맡는다는 큰 틀에서의 합의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기존 합의안대로 법사위 등 6개 상임위원장을 맡고 한나라당은 12개 중 1개 상임위원장을 선창모에 양보한다는 것.한나라당은 선창모 몫으로 보건복지위원장을 줄 것으로 알려졌다.

두 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의장에게 정부에 대한 유감 표명과 국회 권위 존중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도록 요구했고 의장은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이들은 또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유감의 뜻과 함께 야당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표명하도록 요구했고 홍 원내대표는 박 대표에게 이 같은 야당의 요구를 수용토록 건의키로 했다.

끝이 없어 보이던 원구성 협상이 사실상 타결됨에 따라 70여일간 공전을 거듭하던 18대 국회는 내주부터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당초 7월1일부터 시행 예정이었던 유류세 환급,추경편성안 등 고유가민생종합대책과 함께 재산세 인하 등 산적한 민생법안이 조만간 처리될 전망이다.

유창재/김유미 기자 yoocool@hankyung.com